'트럼프 대 오바마' 전현직 미 대통령, 코로나 난타전
입력 2020.05.17 10:43
수정 2020.05.17 10:43
오바마 "책임 없는 척 하고 있다" 맹공 가해
11월 대선 앞두고 바이든 지원사격 나선 듯
"코로나 사태, 흑인 사회 불평등 부각한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판도가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사이의 대결 구도로 비화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책임론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책임이 없는 척 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17일(한국시각) 전통흑인대학(HBCU: 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 졸업식 축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졸업식은 코로나 확산 관계로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도 축사를 영상으로 대신했다.
축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 해야할 일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그같은 생각은 완전히, 최종적으로 찢어졌다"며 "수많은 이들은 심지어 책임이 없는 척 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의 실명까지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최근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일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날선 발언을 거듭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11월 대선을 겨냥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에도 CNN을 통해 공개된 통화에서 "'내게 무슨 이익이 되느냐' '남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우리 행정부에 작동하고 있다"며 "(코로나 대응은) 완전한 혼란 투성이이자 재앙이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는 "투표하라"는 트윗을 올렸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민주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조 바이든 후보를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지었다. 자신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후보를 지원 사격하기 위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뒤의 '침묵 모드'를 깨고 트럼프 행정부 공격에 앞장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상 축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 사회의 핵심 쟁점인 인종 차별 문제도 거론했다. 11월 대선에서 흑인 표를 바이든 후보에게 결집해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서 이런 질병은 역사적으로 흑인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불평등과 부담을 부각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에 불균등한 영향을 가하고 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