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른 ‘온택트 마케팅’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0.05.15 07:00
수정 2020.05.15 04:52

“저비용 고효과”…제품 홍보는 물론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 창구로 활용

업계 관계자 “코로나19 종식 된 이후에도 이런 움직임 가속화 될 것”

최근 식품업계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온택트’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와의 소통 확대는 물론, 제품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림과 동시에 즉각적인 반응까지 확인할 수 있어 대세로 통한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온택트 마케팅이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한 시대 흐름에 맞는 필연적 요소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언택트를 넘어 온라인을 통해 외부와 연결을 일상화 하는 ‘온택트’ 문화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각 사 제품과 재미 요소를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쿠킹클래스와 같은 정보성 콘텐츠도 함께 공개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 좁히기에 노력 중이다.


오비맥주 대표 브랜드 ‘카스’는 광고 모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협업해 ‘알짜 맥주 클라쓰’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영상에서 백 대표는 소맥 황금비율과 맥주 칵테일 ‘막카스’ 조리법을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게시 10여일 만에 조회수 150만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카스는 ‘소맥편’을 시작으로 5월 한 달간 ▲홈맥 즐기기 ▲국대 맥주와 맥주 취향 ▲맥주, 바로 알고 마시자 등 다양한 ‘알짜 맥주 클라쓰’ 에피소드를 매주 월요일 공개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샘표 등도 온라인 쿠킹클래스를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2일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CJ더키친 랜선 쿠킹클래스’ 영상을 올리고 있다. 샘표도 지난 6일부터 쿠킹클래스 ‘우리맛클래스’를 공식 SNS계정에서 생방송으로 진행중이다.


오뚜기 역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제품별 ‘꿀조합’ 조리법 영상을 꾸준히 올리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유튜브에서는 함영준 회장의 딸인 함연지씨가 개인 유튜브를 통해 오뚜기 제품 홍보를 하기도 한다. 지난 8일에는 어버이날 콘텐츠로 함 회장이 직접 출연해 오뚜기 제품으로 만든 요리를 먹으며 먹방을 펼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택트 마케팅 문화에 대해 “미디어 환경이 디지털 위주로 급변하면서 소비자의 미디어 이용 행태가 바뀌었다”면서 “이로 인해 효율적인 타깃팅이 가능해졌다”고 귀띔했다.


◇식품업계, 유튜브 ‘신공식’으로 자리매김


온택트 마케팅 중에서도 유튜브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유튜브는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고성장 중이다. 소프트웨어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튜브의 월 사용자 수는 19억 명에 달하며, 전 세계인이 매일 유튜브에서 10억 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광고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TV로 광고를 한 번 쏘는 것 보다 이제는 인플루언서가 유튜브를 통해 제품을 한 번 언급하거나 먹방을 한 번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기업은 TV광고를 일절 하지 않는 대신 인플루언서를 섭외하거나 협찬 등을 통해 유튜브 시장을 공략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먹방을 통해 접한 제품의 생생한 후기가 다른 소비자들의 제품 구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유튜브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며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라이브 방송을 한 후에도 해당 영상을 반드시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식품업계에서는 유튜브라는 매개체를 통해 특정 식품을 홍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먹방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 팔려나가는 ‘신(新)한류’의 활로를 열어 주기도 해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이 만든 ‘불닭볶음면’은 지난 2016년 하반기에 해외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영국 남자’로 이름 알려진 유튜브 스타 조쉬가 지인들과 함께 이 라면을 먹고 매워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끔과 동시에 인지도 역시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해당 영상의 효과로 삼양식품의 전체 수출액은 2012년 218억원에서 2019년 2400억원으로 매년 큰폭으로 상승 중이다. 이중 수출 원동력은 수출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불닭브랜드다. 현재 삼양식품은 해외시장 인기에 힘입어 동남아, 중국 등에서 현지화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먹방을 통한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면서 “이와 달리 TV광고와 오프라인 마케팅은 많은 준비와 비용이 필요하다. 게다가 원하는 만큼의 홍보효과가 뒤따라 주지 않을 경우 시장 확대에 어려움도 뒤따른다”고 말했다.


◇너나도나도 ‘온택트’ 활용…“광고하고 신제품 만든다”


신제품 경쟁이 치열한 식품업계에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검증된 ‘아이디어 뱅크’로 주목하고 있다. 인플루언서가 서로 다른 제품을 조합해 먹은 제품을 토대로 신제품을 출시에도 열심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유튜브를 통해 먼저 화제가 됐던 조리법이 제품화 된 경우 화제성 측면에서 이미 홍보 효과가 크다.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아도 기존의 마니아층이 확보돼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통한다. 소비자가 먹고 싶은 음식을 미리 파악하고 제공한다는 점 역시 포인트다.


이에 따라 최근을 기점으로 다양한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지난 2월 오뚜기와 손잡고 오뚜기 스테디셀러 참깨라면에 누룽지를 더한 ‘유어스참깨누룽지탕면’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유튜브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레시피가 퍼졌고, 출시 6일 만에 컵라면 100종 중 매출 순위 10위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오뚜기가 지난 3월 내놓은 신제품 ‘진진짜라’ 역시 진짬뽕과 진짜장을 섞어 만드는 유튜버 레시피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다.


최근 유튜브를 뜨겁게 달군 ‘달고나 커피’도 마찬가지다. 400번 이상 저어 만드는 이 커피 역시 방송 프로그램에서 처음 소개됐지만 현재 시중에서 완제품으로 판매중이다. 서울우유는 지난 6일 ‘서울우유 달고나우유’를 개발해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는 소셜 미디어 중 파급력이 가장 큰 채널 중 하나다”면서 “최근 기업들이 다 힘든데,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높은 홍보 효과를 누릴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기에도 적합한 채널로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이 같은 업계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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