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주목받은 한국 진단기업…"이제는 사업 다각화 할 때"
입력 2020.05.10 05:00
수정 2020.05.10 06:07
국내 누적검사 건수 64만9388건… 신뢰도·유효성 높아
글로벌 진출 위해선 포트폴리오 확대 필요
코로나19로 국내 체외진단기업들이 전 세계 주목을 받으면서 해외 진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수많은 검사를 담당했던 오상헬스케어와 씨젠의 코로나19 진단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더 탄력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세계 각국의 한국 진단키트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에서 코로나19 진단에 사용하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기법이 국제표준으로도 인정받으면서 우리 기업과 진단 기술의 국제 위상이 보다 높아지고 있다.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수입 요청이 급증한 것은 미국이나 유럽 지역보다 먼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진단키트를 빠르게 개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체외진단 업체들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도입한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통해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 2주 만인 2월4일 첫 진단시약 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당국의 승인을 받은 진단키트 기업 5곳은 빠르게 제품 생산 준비를 마쳤다.
7일 기준 지금까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인원은 64만9388명, 이중 63만149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8429명은 검사를 받고 있다. 누적 60만건 이상 검사를 진행하면서 유효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주목 받은 씨젠은 진단키트 '올플렉스'를 전 세계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진단키트 개발 두 달 만에 1000만회 이상 검사할 수 있는 분량을 수출한 것이다. 씨젠 진단키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특이 유전자(E gene, RdRp gene, N gene)를 모두 검출할 수 있어 검사 정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검사 정확도가 문제되면서 K진단키트의 몸값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 체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한 24억원 상당 진단키트 오류가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역시 중국 바이오이지에서 수입한 진단키트 정확도가 30%에 불과하다며 이들 키트를 중국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다만 다국적 기업 로슈진단, 애보트 래버러토리스, 다나허 코퍼레이션 등 5개 글로벌 기업이 2017년 기준 6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국내 중견·중소 기업이 이들 기업과 경쟁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K진단기업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반짝 특수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가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축적해온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씨젠, 오상헬스케어 같은 기업들이 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