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금리 4년 새 8%p 내렸다
입력 2020.05.08 06:00
수정 2020.05.07 21:40
15개 저축은행 가계신용 대출금리 연 16%선…16년 기준 24.71% '격차' 확연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신규대출 금리 하락·중금리대출 가속화…당국 "더 낮춰야"
주요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올들어 연 16%대 중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4년 전까지 24%를 웃돌던 저축은행 금리가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내려간 것이다 .
8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공시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100억원 이상 취급한 주요 15개 저축은행(JT·JT친애·KB·OK·SBI·모아·상상인·신한·애큐온·웰컴·유진·참·페퍼·하나·한국투자)의 평균 대출금리가 연 16.62%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인 지난 2016년 4월(24.71%)과 비교해 8%p 가량 하락한 수치다. 지난 2017년 4월 22%, 2018년 20.08%를 유지하던 주요 저축은행 평균금리는 1년 전인 지난해 4월 18.43%를 기록하며 매년 평균 2%p의 하락세를 꾸준히 유지하며 지속적인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별사 별로는 KB저축은행의 평균금리가 12.38%로 가장 낮았고 하나저축은행(13.35%)이 그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모아저축은행(19.71%)과 OK저축은행(19%)로 파악됐다. 다만 1년 전만 하더라도 평균금리가 20%를 넘어선 저축은행이 2곳이었으나 올해는 해당 저축은행 모두 10%대에 진입했다.
이같은 금리 하락세는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고금리대출 관행 개선과 저축은행들의 이미지 개선 움직임이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18년 2월 27.9%였던 법정최고금리가 24%로 내려왔고, 20% 이상 고금리대출 취급 시 예대율 산정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규제에 나섰다. 그 결과 저축은행 신규대출에서 20% 이상 고금리대출 취급이 쉽지 않게 됐다.
또한 저축은행들이 최근 고금리상품 대신 중금리대출 상품 확대를 통해 고객군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평균금리 16% 이하, 최고금리 19.5% 미만 상품을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규제 불이익을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 유인이 높다. 이로 인해 2018년 1분기 기준 16개에 불과했던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상품은 2년 만에 60여개 상품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저축은행업권의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서민층의 금리부담 완화효과가 가시화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같은 고금리 관행 개선 가운데서도 여전히 높은 금리를 책정해 가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 또한 여전하다.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 개별 저축은행들이 정교한 CSS를 개발하고, 빅데이터 등 고객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상품 출시를 통해 대출 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중금리대출 취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점차 하락하고 있지만, 신규 취급 기준 평균 금리가 18%에 달하는 등 여전히 높다"면서 "대출금리 합리화를 지속 유도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