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품화’ 여론 잠재웠나…솔라, 무대서 보여준 ‘진짜’ 의도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4.24 14:45
수정 2020.04.24 14:49

삭발-비닐 의상, 과한 콘셉트 여론 잇따라

솔로 데뷔곡 '뱉어' 23일 공개, 첫 무대 어땠나

2014년 데뷔 이후 6년 만에 전한 마마무 솔라의 첫 솔로 앨범 발매 소식은 팬들에게나, 대중에게나 관심거리였다. 그룹 활동을 통해 탄탄한 가창력을 갖춘 팀 내 메인보컬이었고, 수준급 퍼포먼스 실력도 자랑했기 때문이다. 또 첫 자작곡이던 ‘별 바람 꽃 태양’을 시작으로 ‘헬로’(HELLO) ‘아임 유어 팬’(I’m Your Fan)을 통해 작사, 작곡 실력까지 인정받으면서 혼자만의 색깔을 얼마나, 어떻게 드러낼지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솔라가 선택한 방법은 ‘파격’이었다. 스스로는 ‘진정성’이라고 표현했다. 첫 솔로 앨범 ‘스핏 잇 아웃’(SPIT IT OUT) 재킷 앨범을 통해 소위 ‘걸크러쉬’(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멋진 여성을 뜻하는 신조어)한 콘셉트를 보여주겠단 의도를 드러냈다. 진한 화장에 자신감 넘치는 눈빛, 행동이 이를 설명했다.


하지만 ‘삭발’한 솔라의 모습이 담긴 티저가 공개되면서는 다소 부정적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는 과한 콘셉트가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았지만 솔라는 삭발 콘셉트에 대해 “저라는 사람에 대한 진정한 모습을 삭발로 표현해봤다. 많은 분들이 만류했지만, 저는 그것만이 저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더 큰 이슈는 ‘비닐 패션’이었다. 투명한 비닐 의상 속에 누드톤의 속바지를 착용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마치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속살을 드러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착시 의상’이다. 한 때 아이돌 의상으로 자주 사용되면서 섹시미를 강조하기도, 과한 착시를 불러일으키며 대중의 질타를 받기도 했던 의상 콘셉트다.


“귀여운 캐릭터가 수놓아진 컬러감이 돋보이는 비닐 패션으로 복고 느낌과 함께 PVC 열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라는 소속사의 설명과 달리 다수 네티즌은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듯한 느낌, 그리고 의상에 어린 아이처럼 보이도록 하는 캐릭터, 양갈래 머리 등의 연출이 아동성상품화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또 다른 네티즌은 “단순한 콘셉트일 뿐,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반발했다.


부정적 여론이 일부 존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진정성을, 그 솔직한 속내를 보여주는 것이 모두의 동의를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솔라의 과제는 앨범 발매 이후 음악적인 평가다. 이런 콘셉트가 그가 보여주려는 음악과 맞닿아 있다면 대중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베일을 벗은 솔라의 ‘뱉어’ 음원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통새 선보인 무대 이후로는 이런 여론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에너제틱한 비트에 맞춘 화려하고 매혹적인 퍼포먼스, 그럼에도 흔들림 없는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뱉어’의 가사를 살펴보면 타인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거침없이 뱉어내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 메시지와 화사의 의상·헤어 콘셉트, 비트와 사운드·퍼포먼스가 어우러지면서 오히려 인상적인 무대라는 평이 이어졌다.


솔라는 소속사를 통해 “이번 앨범이 저라는 사람을 표현한 곡이다보니 있는 그대로의 모습, 본연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해보고자 이런 시도를 했다. 항상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고 좋아한다. 이를 이상하게 보시는 분들도 계신지만 이제 저이고, 저라는 사람의 표현방식”이라고 말했다.


물론 걱정도 있었다. 그는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굉장히 마음이 복잡하다”면서 “저도 걱정을 하긴 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께서 좋게 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감동받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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