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판매사 ‘배드뱅크’ 만들어 부실펀드 처리
입력 2020.04.19 21:15
수정 2020.04.19 21:16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들이 ‘배드뱅크’를 설립해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부실 펀드를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되는 기관으로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는 처음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19곳은 20일 회의를 열고 배드뱅크 설립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직은 대형 판매사 위주로만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판매사들은 지난 1월 환매가 중단된 펀드에서 일부 자금이 스타모빌리티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자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했다. 스타모빌리티는 라임자산운용의 ‘돈줄’로 지목된 김봉현 회장이 실소유주로 있던 코스닥 상장사다.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를 처리할 배드뱅크가 설립되더라도 당장 라임자산운용의 등록이 취소되거나 영업이 정지되지는 않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실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제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제재 수준을 정해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치고 그 결과를 다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전달해야 제재가 결정된다.
한편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전 청와대 행정관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수사가 ‘윗선’으로 향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공무상 비밀누설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지난 18일 김모(46)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구속하면서 로비 부분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금감원 출신인 김 전 행정관은 작년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하면서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김봉현 회장,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 잠적한 이들과 함께 이번 사태의 핵심 관련자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