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ICT 수출, 2개월 연속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정부와 업계
입력 2020.04.13 11:00
수정 2020.04.13 10:38
3월 수출 전년동월比 1.1%↑…휴대폰·컴퓨터 수출 확대 효과
4월 코로나19 영향권 진입…디스플레이 15개월 만에 한 자릿수 감소
3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1% 증가하면서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에서는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3월 ICT 수출이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일시적 상승효과를 봤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여진이 지속되는 상황이고 반도체 시황도 완전한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어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부담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ICT 효자 품목인 반도체는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 4월부터 본격적인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어선다면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이유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160억 달러, 수입액은 94억4000만 달러, 수지는 65억7000만 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ICT 수출은 휴대폰(11.3%↑) 및 컴퓨터 및 주변기기(77.6%↑) 수출 확대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 1.1% 증가했다. 올해 들어 1월을 제외하고 2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달성한 것이다.
주요 품목별로는 휴대폰(10억2000만 달러, 11.3%↑)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갤Z플립, 갤20 등)로 인한 완제품 및 부분품 동시 확대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12억3000만 달러, 77.6%↑)는 SSD(8억5000만 달러, 176.9%↑)를 중심으로 증가하며 7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반면 반도체(88억7000만 달러, -2.7%)는 시스템 반도체(26억6000만 달러, 32.9%)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56억6000만 달러, -13.5%)가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역별로는 ICT 수출국인 중국(홍콩포함, 76억3000만 달러, -5.6%), EU(9억4000만 달러, -1.2%)는 감소, 베트남(24억5000만 달러, 7.9%↑), 미국(19억8000만 달러, 16.8%↑)은 증가했다.
ICT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를 보였지만 향후 행보는 녹록치 않다. 3월 수출 추이를 보더라도 2월보다 낮아졌다. 1.1% 증가는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방어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정부와 업계의 분석이다.
2분기 ICT 수출 시장은 불안과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반도체는 낸드플레시 가격이 꾸준히 상승(3월 2.61달러) 흐름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세겨적으로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반면 날개 없는 추락을 지속하던 디스플레이는 결국 한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으로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반등의 실마리를 찾으며 플러스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월 디스플레이는 16억4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4.4% 감소했다. 디스플레이가 한 자릿수 감소를 나타낸 것은 지난 2018년 12월(-6.5%)이후 15개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부는 OLED 패널 수요 확대가 지난해 12월부터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LCD 패널 생산량 감소를 만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ICT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3월 증가폭이 크지 않다. 확실한 상승세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라며 “4월부터 코로나19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만큼 주요 수출국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