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업 숨통 틔운다”…산은, 이번주부터 회사채 차환 매입
입력 2020.04.13 06:00
수정 2020.04.11 13:00
이번주부터 1.9조 규모 회사채 차환 매입…물량 절반 이달중 소화 관측
신보 '코로나 P-CBO' 14일까지 신청 접수…신속인수제 24일경 최종협약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한 회사채 지원 프로그램이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신보) 등을 주축으로 본격 가동된다.
1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코로나19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회사채 차환 프로그램 1조9000억원에 대한 수요조사를 마무리하고 이번주부터 매입에 나선다. 차환은 채권 만기도래 시 새로 발행한 채권으로 이를 상환해 유동성에 숨통을 틔워주는 것으로, 개별 기업당 최대 2000억원, 최장 3년으로 책정하고 있다.
차환 매입 대상은 회사채 등급 A 이상이거나 코로나19 피해로 등급이 하락한 기업 중 투자등급 이상(BBB- 이상) 회사채다. 앞서 가동 중인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에서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를 담고 있는 만큼 차환 지원은 채안펀드에서 매입하지 않는 A급 회사채가 주력이 될 전망이다. 산은은 전체 물량의 절반 가량인 9000억원 상당이 이달 중 지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기업 자체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 외에 미매각 물량 위주로 매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역시 코로나에 따른 상황 악화 속 회사채 등은 사장에서 자체 조달되는 것이 금리 등에 유리하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하고 있다.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A이상 회사채는 하이트진로(A급·1430억원), 풍산(A급·1000억원), LS엠트론(A급·750억원), 하나자산신탁(A급·700억원), SK증권(A급·500억원) 등이다.
산은과 신보 등이 별도로 추진 중인 ‘회사채 신속인수제’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A등급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신속인수제와 관련해 참여기관 간 세부협약안을 확정한 데 이어 이번주부터 이사회 등을 통한 내부승인 절차가 이뤄진다. 당국은 이달 셋째주 최종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지원대상 회사채를 선별해 회사채 총액의 8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차환물량의 20%는 발행기업이 자체 상환한다. 이렇게 인수한 회사채는 산은 등 채권은행과 증권사, 신보 등이 인수물량을 배분하게 된다. 협약 체결과 함께 차환발행 수요 신청이 이뤄질 예정으로 빠르면 5월 발행분부터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채 지원 대상 1순위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종이 꼽힌다.
이밖에도 오는 14일을 기해 신보가 진행 중인 ‘코로나19 P-CBO(채권담보부증권)’ 신청접수가 마감된다. 신청기업을 대상으로 부채비율, 채무상환능력, 구조조정절차 진행 여부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거친 뒤 5월 말 5000억원 규모의 1차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국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지원 프로그램들은 기업들의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고 회사채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기업과 일자리, 실물경제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