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대신 ‘접속’ 택한 가수들, 가요계 #투게더앳홈 캠페인 확산
입력 2020.03.26 12:23
수정 2020.03.26 12:23
국내외 아티스트들, 코로나19 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콜드플레이 시작으로 이원석-선우정아 참여...방송까지 영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를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으로 정하고 외출자제와 함께 최대한 집 안에 머물러 줄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특히 종교시설이나 실내 체육시설 일부, 유흥시설 등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에 대해 15일간 운영을 중단해 줄 것도 강력히 권고했으며, 만약 불가피하게 운영해야 할 경우 시설업종별 준수사항을 이행하도록 당부했다.
이에 일부 지자체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3NT’ 운동을 추진하고 나섰다. ‘3NT’ 운동은 ‘Not Touch’(만지지 않기)와 ‘Not Talking’(가까이서 말하지 않기) ‘Not Together’(모이지 않기)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줄임말이다.
스타들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앞장서고 있다. 가수(그룹)들의 경우 콘서트, 페스티벌 등을 취소·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공연장 특성상 밀폐된 공간 안에 여러 사람이 밀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접촉’이 불가피한 현장 대신 이들은 온라인에 ‘접속’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실천하고 나섰다.
가수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하나로 시작된 ‘#투게더 앳 홈’(Together at Home)이다. 시작은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약 30분간 생중계를 진행했다. 그는 “여러분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집에서 연주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내일 누군가가 뒤이어 공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존 레전드, 찰리 푸스 등도 캠페인에 참여했다.
‘투게더 앳 홈’ 열풍은 국내로까지 번졌다. 가수 권정열은 19일 SNS를 통해 약 1시간 라이브 공연을 열었다.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등 자신의 히트곡과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Fix You) 커버곡 등 알찬 구성의 공연을 선보였다. 그는 “제가 선물할 수 있는 작은 응원이지만,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사람들이)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그룹 015B 장호일이 소속된 4인조 밴드 장호일밴드도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공연을 개최했고,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보컬 이원석도 SNS로 약 2시간 동안 20곡 이상의 곡을 선보였다. 그는 공연을 마무리하면서 솔루션스 보컬 박솔과 로맨틱펀치의 보컬 배인혁을 지목하기도 했다.
‘투게더 앳 홈’ 캠페인은 아니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국내 인디음악 콘텐츠를 배급·제작하는 ‘미러볼뮤직’은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영상을 올리고, CJ문화재단의 ‘아지트 라이브’에는 비정기적으로 인디 뮤지션의 연주 영상이 올라오면서 네티즌의 이목을 끌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도 3월 초부터 ‘방구석 콘서트’ 특집으로 가수 이승환, 혁오, 지코, 장범준 등과 함께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고, 재즈 콘셉트의 온라인 콘서트 ‘재즈박스’를 공개한 가수 선우정아는 향후 이를 고정 브랜드 공연으로 만들어갈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글로벌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미국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오는 30일 방송되는 ‘제임스 코든쇼’의 스페셜 방송인 ‘홈페스트: 제임스 코든스 레이트 레이트 쇼 스페셜’(HOMEFEST: JAMES CORDEN’S LATE LATE SHOW SPECIAL)에 출연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방지를 위해 기획된 이 방송에서는 제임스 코든이 자신의 차고에서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분야 유명 인사들과 나눈 인터뷰가 담길 예정이다.
전 세계 아티스트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지면서 펜더믹(세계적인 유행병)의 공포감이 높아진 지금, 상업적인 목적보다 음악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공연장에서의 ‘접촉’ 대신 온라인을 통한 ‘접속’으로 그 온기를 전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