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 시진핑 방한에 쏠린 눈... 조심스러운 기대감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3.22 06:00
수정 2020.03.22 06:27

코로나19 불확실성 확대로 얼어붙은 뷰티 기업들

화장품산업 2월 수출 '선방'… 중국 13.4% 증가

한한령에 이은 코로나19 사태로 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것이라는 발언이 공개되면서 업계에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뷰티업계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화장품 업계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제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이 해제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시 주석의 내년 상반기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양국간 분위기가 화해 무드로 변하면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화장품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고, 시 주석의 방한 일정도 연기되며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화장품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현지 매출은 물론이고 면세점 매출 타격이 큰 상황이다. 면세점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한국을 오가기 어려워진 점이 직격탄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이 30% 넘게 감소하면서 면세점 매출액은 40%가량 줄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화장품 수출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최근 발표한 ‘2020년 2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화장품 수출은 2월 1~25일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5% 증가한 5.3억원을 기록했고 수출 물량도 27.6%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13.4% ▲아세안 25.4% ▲일본 73.1% ▲미국 28.5% ▲EU 42.3%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양국 간의 문을 절대 닫지 않을 것"이라며 "시 주석 방한은 합의한 만큼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해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 미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는 진정되는 추세인 점은 업계의 시름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2월 하루 4000명대를 웃돌던 중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현재 두 자릿 수로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장및빛 전망을 하기엔 아직 일러 보인다. 화장품 업계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선방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내수시장이 회복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7.3포인트 하락한 96.9를 기록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민감한 시기여서 매출 회복이 언제될지 예상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과거 전염병이 끝난 후에 매출 회복이 빨랐던 업종인 만큼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한한령이 해제되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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