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우택 "매일 165억 유치했었는데…흥덕行, 하늘의 뜻인가"

데일리안 청주(충북)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0.03.20 07:00
수정 2020.03.24 11:21

험지 차출된 청주흥덕, 전국 10대 격전지 부상

"지사 때 '경제특별도'…하이닉스·LG화학 유치

멈춰 있는 오송역세권 개발, 다시 추진하겠다"

올해 4·15 총선에서 '험지' 충북 청주흥덕에 차출된 정우택 미래통합당 의원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청주(충북)=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4년 동안 24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루 평균 165억 원씩 유치한 것이다. 이번에 청주흥덕에 오게 된 것은 그 때 다 이루지 못했던 것을 다시 한 번 추진해보라는 하늘의 뜻이 아닐까."


4·15 총선에서 8석이 걸린 충청북도 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은 단연 정우택 미래통합당 의원이 '험지'로 차출된 청주흥덕이다. 이 지역구는 충북을 넘어 전국 10대 격전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청주흥덕으로 나가라는 당의 요청을 흔쾌히 수용한 것은 도지사 시절 자신이 '충북 경제 1번지'로 일으킨 이 지역에 대한 애착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우택 통합당 의원은 19일 오후 충북 청주흥덕 봉명동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지사 시절 도의 슬로건으로 '경제특별도'를 내걸었다"며 "4년 임기 동안 24조 원을 유치했다. 평균내보면 토·일요일도 없이 하루에 165억 원씩 유치했던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흥덕구는 청주 4구 중 인구가 가장 많다. KTX오송역과 충북선 청주역이 있으며, 가경동에는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청주의 관문'이다. SK하이닉스·LG화학 등 대기업 공장이 있어 충북 교통과 산업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우택 의원은 "하이닉스 라인 11·12 유치에 성공한 게 나였다. 라인 하나가 4조5000억 원"이라며 "이제는 SK하이닉스가 됐는데, 하이닉스를 유치해옴으로써 청주시에 떨어지는 세입이 1500억 원 이상 올라갔다"고 자부했다.


아울러 "4년 동안 산단 29개를 닦았다. 그 중 흥덕 옥산산단에는 LG하우시스와 효성 등 주요 기업이 들어오게 됐다"며 "오송 2산단도 내가 닦으면서 LG화학의 2조 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전기차 리튬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을 유치한 것"이라고 청주흥덕 곳곳에 배어 있는 자신의 투자유치 실적을 손금 들여다보듯 회상했다.


정우택 의원이 충북도지사를 하던 시절은 충북으로서는 하루하루가 긴박했던 시점이었다. 충남 공주시와 연기군으로부터 땅을 떼어받은 세종특별자치시가 인접 지역에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세종의 인력에 충북 청주의 발전 잠재력이 빨려들어가지 않으려면 촌각을 다퉈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했다.


정 의원은 "세종시가 발전하기 전에 오송이 발전을 선점해야 했기에 고민하다가, 오송을 바이오메카로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고 회상했다. 구상은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 등 29개 공공기관의 이전과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로 현실화됐다.


이같은 일을 해낸 정우택 의원은 청주흥덕 지역구로 돌아온 지금,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 의원은 "2010년 지사를 그만뒀을 때에 우리 '경제 1번지' 흥덕구의 시계바늘이 그냥 멈춰 있다"면서도 "오송역세권 개발계획 등이 그냥 멈춰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번에 이 지역구로 와서 오송 바이오메카를 다시 한 번 힘있게 추진해보라는 하늘의 뜻이 아니겠느냐"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오거리에 '못살겠다, 바꿔보자' 펼침막 내걸어
"이번 총선에선 무서운 민심이 표로 폭발할 것
흥덕이 文정권 심판의 가장 상징적 지역 된다"


청주흥덕은 통합당의 입장에서는 '험지'로 꼽힌다. 현 정권의 '2인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내리 3선을 한 '아성'이다. 그렇기에 정우택 의원이 차출된 것이기도 하다. 불과 26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관련해, 정 의원은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우택 의원은 "총선은 일반적으로 대선 중간에 있기 때문에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기본적으로 있지만, 이번에는 거기에 더해 문재인정권에 대한 무서운 민심의 표출이 표로 폭발할 것"이라며 "민심이 문재인정권을 심판하는 것을 충청권에서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줄 지역이 바로 청주흥덕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근거로 정 의원은 비단 최근의 코로나 위기 확산을 넘어 문재인정권 3년을 겪으면서 누적된 경제 실정과 민생 악화를 들었다. 행정고시 동기 중 가장 먼저 경제부처 과장을 달았던 정 의원은 최근의 증시 폭락과 거래정지 등을 가리켜, 현 정권 들어 누적된 민생경제의 어려움에 감염병 위기까지 맞물린 결과로 바라봤다.


흥덕구 공단오거리에는 '못살겠다 바꿔보자'라는 큰 펼침막이 나붙었다. 정우택 의원은 "1956년 해공 신익희 선생의 유명한 '못살겠다 갈아보자'를 조금 바꿔서 '못살겠다 바꿔보자'로 펼침막을 내걸었다"며 "돌아가는 나라꼴이 다들 못살겠다는 인식이라 많은 시민분들의 가슴을 울렸는지, 동감하는 전화가 연신 걸려오더라"고 전했다.


충북도당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우택 의원은 앞서 충북 8석을 전부 석권하겠다는 사자후를 토하기도 했다. 충북 8석 중에 도청소재지가 있는 청주가 절반인 4석을 점하고 있다. 정 의원은 "(충북 8석 석권 목표는) 청주 탈환이 되느냐가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청주는 선거구만 네 군데로 나뉘어있을 뿐, 처제는 여기 살고 사돈은 저기 살고 며느리는 거기 가는 등 선거구에 관계없이 모여사는 작은 커뮤니티"라며 "4개 선거구가 바람개비처럼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 흥덕에서 바람이 불어 바람개비가 돌아간다면 청원·서원·상당에도 영향이 미쳐 같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가 상당구에서 흥덕구로 배치됨으로써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청주에 생기가 돈다'고들 말씀하시더라"며 "미래통합당이 청주에서만큼은 '신의 한 수'를 뒀다고까지 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더불어민주당은 2004년 이래 16년째 청주 4개 구 중 3개 구에 완강히 포진하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인물론과 보수통합을 통해 이같은 민주당 권력을 교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우택 의원은 "청주흥덕에서 16년 동안이나 우리 당이 국회의원을 못 낸 가장 큰 이유로 흥덕구민들이 생각하는 것은 '인물론'이다. 민주당 후보에 비해 우리 당의 인물이 약했다는 것"이라며 "이제 내가 오면서 '해볼만한 인물이 왔다'는 평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세력이 있는 나머지 지역도 탈환할 수 있겠다는 인식이 당원과 지지층 사이에서 급속하게 번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지 이틀만에 여론조사…내 인지도 보여줬다
하루하루 움직일 때마다 표 오를 것, 승리 확신
충북서 큰 인물 돼서 도민께 자부심 드리겠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부터 청주흥덕에서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튿날인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중앙일보에서 입소스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49.7%, 정우택 통합당 의원은 33.1%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선거운동을 시작한지 이틀만에 설문한 것이라 선거운동의 결과라기보다는 정우택의 인지도 조사의 형태가 아니었겠느냐"라며 "나는 지금보다 표가 떨어질 것은 없다. 하루하루 움직이면 표가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스텝을 밟아가면 총선 승리를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정 의원에게도 보수통합은 고민거리다. 인터뷰가 있는 이날에도 공천에서 탈락한 전직 도의원은 공단오거리 등에서 퇴근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예비후보가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에 설치한 펼침막도 그대로인 채였다.


정우택 의원은 "뛰고 있던 네 분의 예비후보 중에서 세 분은 당의 결정에 승복하고 나와 같이 하기로 했는데, 한 분만이 아직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라며 "시민들은 처음에는 위로 말씀을 했지만, 이제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문재인정권을 이기기 위한 선거이기 때문에 대승적 견지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그분이 대승적 견지에서 동참하실 수 있도록 포용하려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행시에 합격한 뒤 행시 동기 중 제일 먼저 경제부처 과장을 달았지만, '대한민국의 존 F. 케네디'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정부과천청사를 뒤로 하고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다. 부친의 고향 진천·음성 선거에 뛰어들어 무작정 동네를 돌아다닌지 29년, 국민회의·자민련 연립내각 때의 해양수산부 장관과 충북도지사, 4선 의원으로 최고위원과 원내대표, 당대표권한대행까지 역임했다.


2010년 도지사를 그만 둔 뒤에는 2012년 청주상당에서 3선 의원으로 재기할 때까지 택시를 몰기도 했다. 정치인생에서 세 차례의 낙선보다 많은 다섯 차례의 당선을 통해 위기 때마다 번번이 일으켜세워준 것은 청주시민, 그리고 진천·괴산·음성군민을 비롯한 충북도민들일 것이다. 지역민들이 한 정치인을 30년 동안 키워 5선 고지에 올려준다면, '큰 정치'로 은혜를 갚는 것은 정치인의 피할 수 없는 부채다.


정우택 의원은 "지금 민주당 청주에 4선 의원 두 분이 계시고 훌륭한 분들이시지만, 당대표나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모습은 보이지 못하셨다"며 "반면 나는 원내대표에 도전해서 됐고, 당이 가장 어려웠을 때 당대표대행을 해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도민들께서 내게 거시는 기대가 크실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우리 충북에서 내게 거는 기대를 감히 내가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왜 영·호남 정치인들만 큰 목소리를 내고 다니느냐, 우리 충북에서도 큰 인물 한 번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들은 있으실 것"이라며 "8석에 불과한 충북이지만, 중앙에서 큰 역할을 하는 큰 인물을 만들어서 충북을 발전시키고 자부심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 아니시겠느냐"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만나뵙는 시민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당대표를 하라''국회의장을 하라' 구체적인 직함까지 언급을 하신다. 그런 모든 것들은 하늘의 뜻에 달려있을 뿐"이라면서도 "이번에 열심히 해서 충북의 큰 인물, 중앙의 큰 인물로 도민들께 자부심을 드리고 정치의 신뢰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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