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백색가전 “뭉쳐야 산다”…올인원 제품으로 ‘대동단결’
입력 2020.02.09 06:00
수정 2020.02.08 21:38
편리함과 효율성 중시하는 소비자층 ‘편리미엄’ 공략
에어컨에 공기청정 필터 강화·세탁기와 건조기 기능 결합
최근 전자업체들이 에어컨·세탁기·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을 다기능 올인원 제품으로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편리함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이른바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이 소비 키워드로 떠오르며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은 하나의 제품이 다기능 역할을 하며 일거양득 효과를 누리고 업계는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판매 전략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냉방부터 청정까지…에어컨으로 미세먼지 걱정 ‘끝’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딤채는 올해 출시한 에어컨 신제품에 필터와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하며 공기청정기 단독제품 못지않은 성능의 에어컨을 선보였다. 단순히 여름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사계절 가전으로서의 활용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5일 2020년형 ‘무풍 에어컨’ 신제품을 공개했다. 제품은 ‘와이드 무풍 냉방’, ‘서큘레이터 급속 냉방’ 등 기능으로 에어컨 고유의 기능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3중 필터시스템과 ‘e-헤파(HEPA) 필터’로 넓은 공간을 빠르게 청정해 주는 ‘대용량 미세청정’ 기능을 탑재했다.
에어컨 제품에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공기청정기 없이 에어컨만으로 충분히 실내 청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풍 에어컨 신제품은 일반 공기청정기 성능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오히려 더 뛰어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2020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은 공기청정 전문 필터를 탑재했으며 한국공기청정협회로부터 에어컨용 공기청정기 표준인 CAC인증을 획득했다.
극세필터·초미세미니필터·초미세플러스필터·집진이오나이저 등 4단계 필터 외에 지름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초미세먼지까지 감지할 수 있는 PM1.0 센서를 갖춰 빈틈없는 청정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는 다양한 컬러와 기능 등 29종으로 출시된 에어컨 90% 이상 모델에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문제가 많아져 이런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군이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위니아딤채는 지난달 30일 출시한 에어컨 신제품에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 크기의 초미세먼지(PM2.5)를 99.9%까지 제거하는 필터를 적용했다. 전자제어헤파필터(IFD)와 이오나이저, 탈취필터, 극세사필터를 통한4단계 청정시스템으로 한국공기청정협회로부터 CAC인증을 받았다.
◆세탁부터 건조까지…알아서 맞춰주는 AI 결합
전자업계는 세탁기와 건조기도 하나로 합친 제품을 내놨다. 에어컨과 같이 하나의 제품에 결합한 것이 아닌 기능을 연결한 소프트웨어(SW)적 결합을 이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인공지능(AI) 세탁기·건조기 신제품 ‘그랑데AI’를 선보였다. 신제품은 업계 최초로 세탁기 컨트롤 패널에서 건조기까지 조작할 수 있는 ‘올인원 컨트롤’ 기능을 탑재했다. 올인원 컨트롤이 적용된 모델은 ‘AI 코스연동’ 기능으로 세탁기에서 모드 선택 시 건조기가 여기에 맞는 건조 코스를 자동으로 설정한다.
세탁기와 건조기 제품으로 각각 출시했지만 위아래로 비치해 유선으로 연동하게 했으며, 제품을 떨어트려 놓았을 땐 와이파이로 연결할 수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의 기능 결합을 통해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도록 했다.
LG전자는 다음달 AI 기능을 강화한 드럼세탁기와 건조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LG 씽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세탁기와 건조기가 연동을 통해 각각의 코스에 맞는 기능을 제공한다.
송대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은 “AI 탑재로 더 똑똑해진 의류관리가전을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방가전도 “합체”…하나의 제품으로 80가지 메뉴 만들어
주방가전에서 올인원 제품은 SK매직이 앞서고 있다. SK매직은 지난달 31일 전자레인지·오븐·에어프라이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올인원 오븐 레인지’ 제품을 출시했다. ‘광파오븐 레인지’와 ‘복합오븐 레인지’ 총 2가지로 출시됐으며 80가지 이상의 메뉴를 요리할 수 있다.
제품은 기본적인 오븐 기능과 함께 최대 900와트(W)~1000W의 고주파 출력을 갖추며 전기레인지 기능을 더했다. 또 원터치 버튼으로 열풍을 이용해 재료의 기름기를 빼고 바삭하게 조리한 튀김요리를 만들어주는 에어프라이 기능도 탑재해 활용도를 높였다.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SK매직의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는 국내 최초로 식기 세척 기능과 건조, 보관을 합친 제품이다. 사각지대 없이 세척이 가능한 ‘와이드 무빙 세척 날개’를 비롯해 자외선(UV) 청정케어 시스템, 듀얼 열풍 건조 기능 등이 탑재됐다.
전자업체들은 앞으로도 편리함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올인원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며 기능을 결합한 올인원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앞으로도 올인원 제품 출시를 통해 업체들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소비자는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