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LGD ‘대형’ 같은 듯 다른 OLED 전략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입력 2020.01.25 06:00
수정 2020.01.24 20:23

플래그십 모델 라인업·중가 스마트폰까지 비중 확대

中 공세 LCD 대신 OLED 비중 높여 실적 개선 노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가칭)’ 렌더링 이미지.ⓒ레츠고디지털(https://nl.letsgodigital.org/opvouwbare-telefoons/samsung-galaxy-z-flip/)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는 주력하는 제품의 크기를 달리하며 같은 듯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중소형 OLED를, LG디스플레이는 TV 제품에 채택되는 대형 OLED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집계한 지난해 업체별 스마트폰용 OLED 점유율(출하량 기준)에 따르면 87.2%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체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BOE(3.8%), 에버디스플레이(3.2%), LG디스플레이(2.4%)가 뒤를 이었다.


OLED 패널은 백라이트가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보다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낮은 소비전력·뛰어난 화질·넓은 스크린 등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으로 각 제조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주로 채택돼 왔다.


올해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의 본격화로 5G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 증가와 새로운 폼펙터인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을 채택하는 제조사들이 많아지며 플래그십 라인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열리는 ‘삼성 갤럭시 언팩’에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0’과 차기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가칭)을 선보일 예정이다. 샤오미도 같은날 플래그십 모델 ‘미10’을 공개하고 하반기 폴더블폰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플래그십 모델에 이어 화웨이·샤오미·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제품 차별화를 위해 300~500달러의 중가 스마트폰에 OLED를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고용량 동영상 및 게이밍에 적합한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고 있어 중가 제품에까지 OLED 채택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대형 OLED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혹독한 한해를 보냈다. 중국 업체의 투자로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의 가격이 하락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65인치 기준 대형 LCD 패널 가격은 2018년 9월 245달러를 기록한 후 지난해 10월 160달러까지 하락했다.


때문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9375억원을 기록, 전년(영업손실 1863억원) 동기 대비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협력사들과의 새해모임에서 대형 OLED 대세화, LCD 구조혁신 가속화 등의 사업전략을 천명했다. TV에 채택되는 대형 OLED로 LCD 구조혁신과 실적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뜻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현재 주요 TV 제조사 15곳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V용 패널에서 OLED 매출 비중은 올해 20%가 될 것 같고, 2~3년 후에 30% 가까운 수준이 될 것”이라며 “전체 물량이 지난해 330만대 정도였고 올해 600만대 중반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TV 패널 판매 목표를 지난해의 2배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정 사장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핵심 생산기지인 중국 광저우 공장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광저우 공장은 양산 수율 등 생산성에 문제가 생겨 정상 가동이 지연됐다.


광저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공장 7만장과 광저우 9만장을 더해 월 16만장의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안정적인 생산을 바탕으로 실적개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가 서로 다른 크기의 OLED 제품에 중점을 두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국의 공세를 막아내며 시장을 이끌어갈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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