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4·15총선, 이낙연 VS 황교안 의미 없다…문희상 아들 공천 여부가 중요"
입력 2020.01.17 19:45
수정 2020.01.21 15:41
"100미터 달리기로 비유하면 남들은 원점, 문석균 씨는 99미터에서 출발하는 격
그의 공천은 대한민국이 근대시민사회에서 봉건적 세습사회 퇴행 알리는 신호탄
조국을 보라,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오래 전에 봉건적 세습사회로 전락했을 수도
문석균 공천 용인하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평등·공정·정의 존재할 수 없을 것"
진보진영 대표 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4·15 총선에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씨의 공천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총선은 다른 데 볼 것 없다. 이낙연 VS 황교안, 이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하다"라며 "2020 총선의 의미를 읽는 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문석균 씨의 공천 여부"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문 씨의 예상 출마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시 갑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한 것을 두고 진 전 교수는 "쏟아지는 비난을 피해 잠시 묶어놨지만, 살살 눈치 봐가며 슬쩍 해제하려 할 것이다"며 "민주당 사람들은 유권자 농락하는 데 아주 능숙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100미터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문 의장 아들은 남들이 원점에서 출발할 때 아빠 찬스로 99미터 지점에서 출발하는 격"이라며 "겨우 1미터 달려놓고는 공천 받으면 아마 숨을 헐떡거리며 '아빠의 길을 달렸지만 아빠찬스는 쓰지 않았다, 이 모두가 지역구민의 선택이요 내가 기울인 노력의 덕'이라 할 것이다. 그의 공천은 대한민국이 근대시민사회에서 봉건적 세습사회로 퇴행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을 거론하며 진 전 교수는 "조국을 보라, 아들은 법전원 딸은 의전원, 특권을 폐기하는 게 아니라 온존시켜 놓고 불법과 편법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 특권을 자식들에게 세습하려 하지 않는가"라며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 전에 봉건적 세습사회로 전락했는지도 모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현역 국회의장 아들이 아버지 지역구를 물려받는다는 무모하도록 대담한 발상도 실은 그렇게 이미 무르익은 세습문화를 배경으로 가능했는지도 모른다"며 "이번에 문 의장 아들의 지역구 세습을 용인하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평등한 기회·공정한 경쟁·정의로운 결과 따위는 그 흔한 선거구호로도 아예 존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눈을 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