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출마할 것"…洪, 'PK 구심점' 선언·험지 거부
입력 2020.01.16 05:00
수정 2020.01.15 22:50
洪, 黃 정조준…"당에 들어온 지 1년도 안 된 사람이
입당 25년 된 사람한테 '험지 출마' 요구...어이없어
김무성 대신 PK 구심점 될 것...총선 후 야당 재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4·15 총선에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며 'PK(부산·울산·경남) 구심점'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당 간판급 인사들의 '험지 출마'를 거듭 요구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4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강연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번 선거의 관건은 PK 지역인데, PK가 흔들리는 지역이 됐다"며 "이번 총선에서 PK 정서를 뭉치게 하기 위해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엄용수 한국당 의원이 2억 원의 불법 선거 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의원직을 상실해 공석으로 있는 상태다.
홍 전 대표는 그동안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동을과 자신의 고향인 경남 창녕 출마를 검토해왔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통합 논의가 되고 있기 때문에 유 의원이 있는 대구동을에는 갈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PK 지역의 중심축이었던 김무성 의원의 역할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올해 선거의 핵심 지역이 PK 민심인데, 김무성 의원이 상당 기간 'PK 구심점'이 돼 줬다"며 "그러나 김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PK에서 구심점이 될 만한 사람이 없어졌다. 2022년 대선 때 PK 지역이 뭉치는 것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후보가 될 경우 PK 지역 지원 유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PK 선거사령탑' 역할을 도맡아 하겠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자신에게 사실상 '험지 출마'를 요구한 당 지도부를 향해선 거침없는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내가 이 당을 살리려고 온갖 험한 짓을 다 해가며 이 당에 25년을 있었는데, 들어온 지 불과 1년도 안 된 사람이 25년 된 사람을 쫓아내려고 한다"며 황 대표를 정조준했다. 경남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는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돼 여의도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강북 험지로 평가받는 동대문을에서 3선을 했다.
홍 전 대표는 "대표 퇴임 이후 당 지도부에서 나한테 한번이라도 연락을 하고 그런 말(험지 출마 요구)을 하던지, 참 어이가 없다"며 "나는 이 당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독립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중앙당의 총선 전략이라면 80석도 넘기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번에는 내 선거만 할 것이고, 총선에서 살아남은 자들끼리 야당을 새로 재건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웰빙 정당에서 희생하는 정당으로 바뀌는 것"이라며 "한국당을 생각하는 큰 정치인이 많이 나와야 한다. '내가 아니라 우리'를 생각할 때 '내가 죽어도 우리가 사는 큰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당내 거물급 인사들에게 험지 출마를 거듭 촉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