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 내린 축복’ 이정후·강백호 동반 성장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1.11 06:00
수정 2020.01.11 05:04

데뷔 후 2~3년 만에 KBO리그 역대급 성적 쌓는 중

현재 KBO리그에는 2명의 야구 천재가 이제 막 잠재력을 터뜨리려 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다.


데뷔 2~3년차를 보내 이정후와 강백호의 지금껏 행보는 KBO리그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본이 적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퍼포먼스는 많은 이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이기에 결코 모자람이 없다.


3년간 통산 타율 0.338 14홈런 172타점 36도루의 성적을 기록 중인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현역 최고의 안타제조기다.


데뷔 후 한 시즌 최저 안타가 2년차였던 2018년 163개이며 지난해에는 무려 193개의 안타를 만들어내며 불과 21세 나이에 2개의 골든글러브를 수집했다. 연평균 5홈런에 못 미치는 장타툴이 아쉽지만 특화된 안타 생산 능력은 지금까지 아무도 갖지 못한 재능이었다.


반면, 강백호는 완성형 타자로 성장 중이다. 데뷔 첫해 29홈런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던 강백호는 지난해 공인구 영향으로 고작(?) 13홈런만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만 20세 이하 선수의 개인 통산 42개의 홈런은 KBO리그 역대 1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타율이 0.336까지 치솟은데 이어 볼넷이 늘고 삼진이 크게 줄어들어 도무지 약점이 보이지 않는 타자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세가 얼마나 가파른지는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이정후는 데뷔 후 3년간 12.29의 WAR를 적립했다. 21세 이하, 데뷔 3년 이하 선수들 기준으로 KBO 역사상 이정후보다 이 수치가 높았던 선수는 이승엽(13.20)과 김재현(12.46) 단 둘뿐이었다.


특이한 점은 4위 김태균(10.99)은 물론 대부분의 괴물 신인들이 장타력이 돋보였다는 점이다. 그나마 비교 가능한 선수가 김현수인데 이정후가 보다 정교하고 발이 더 빠른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백호는 2년 만에 6.84의 WAR를 적립하며 단숨에 10위권에 진입했다. 그의 천재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강백호가 지난해보다 더욱 큰 성장세를 이룬다면 21세 이하+데뷔 3년 이하 선수의 새 역사를 써낼 수도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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