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일관계' 실마리 풀지 못하고 "대화 공감대" 확인만

한중일정상회의 열린 中서 회담 文대통령 "매우큰 동반자"
아베 "한국 중요한 이웃으로 관계 개선…대화로 풀어가자"

"일본과 한국은 잠시 불편함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없는 사이다.(문재인 대통령)"
"일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며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아베 신조 총리)"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마주앉은 한일정상은 관계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4일 오후 중국 청두(成都)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직후 가진 양자회담을 갖고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5개월 만에 열린 정상회담이었지만, 갈등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논의하기 보단 원론적 수준의 화해 제스처를 통해 최악의 상황을 막는데 주력한 모습이었다. 양국 간 난제가 얽힌 상황에서 '사진 찍기용' 회담을 가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한일 갈등의 시작이 된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문제에 대해선 양국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이에 청와대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마주 앉았을 뿐 이견 좁히지 못해…회담前 '신경전'도

수출규제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지난 7월 1일 이전으로 되돌릴 것'을 요구했지만, 아베 총리는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는 "아베 총리가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우리는 이웃이고 서로의 관계가 무척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실무 협의가 원활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아베 총리님과 함께 독려해 나가자"고 말했다.

앞서 공개된 회담 모두발언에선 덕담이 오갔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인적교류에서도 중요한 동반자"라고 했고, 아베 총리는 "일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 이웃이며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회담 전부터 한일 간 신경전은 끊이지 않았다. 회담 당일까지도 회담장소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회담은 아베 총리의 숙소인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렸다. 회의장에 아베 총리가 먼저 입장해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문 대통령은 당초 예정된 시각인 오후 2시를 5분 넘겨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