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켜보자” 초강력 대책에 숨죽은 부동산 시장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 돌입
“풍선효과·매물품귀 현상 악순환” 우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강력한 규제라고 평가되는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집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어 당분간 거래 공백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 분위기는 관망세가 형성되고 있지만 매물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며 서울 아파트값은 0.23% 올랐다.

KB리브온 연구위원은 “서울의 핵심 재개발 지역인 용산구 등은 수요자 관심이 여전히 높아 위압적인 정책이나 경기지수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가 여전히 상승세로 이어가고 있다”며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양도세와 보유세 인상 등 각종 부동산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에 실수요자 매수 문의는 꾸준한 편”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책에 따른 아파트값 변화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계약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사례도 늘어나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책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 관망세가 형성되고 있다”며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이 막히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추격 매수심리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주춤해졌고 교육 제도 개편 이슈와 학군수요 움직임으로 수요가 이어졌던 양천구도 관망세가 역력했다”며 “급매물도 아직까지는 눈에 띄지는 않았고 시세를 하향 조정하는 모습도 적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과 대출규제로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수요의 진입은 어느 정도 차단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6월까지 양도세 중과 한시 면제 등의 대책으로 어느 정도 다주택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비규제 지역이나 대출규제가 덜한 9억원 이하 아파트 매수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또 세제 혜택이 끝나는 2020년 6월 이후 다시 매물 품귀 현상으로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21년부터 서울 입주량이 다소 감소할 전망인데다, 분양시장엔 사실상 무주택자만 참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전매규제까지 최대 10년으로 확대되면 서울지역의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고 있어 일부 매물이 내년 6월까지 나올 수 있으나, 이후에는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