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영화 결산] 할리우드발 공습 '기생충'만 살았다

김명신 기자
입력 2019.12.15 07:00
수정 2019.12.14 22:19

'엔드게임' '알라딘' '겨울왕국2' 싹쓸이

한국 영화 흥행 양극화 극단적 '숙제 남아'

'기생충'이 올 한해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체면치레까지, 그야말로 가장 의미 깊은 선전을 했다. ⓒ 영화 포스터

영화 '기생충'의 신기록 행보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기생충'이 올 한해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체면치레까지, 그야말로 가장 의미 깊은 선전을 했다.

올 한 해 한국영화는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영화 '알라딘', 영화 '겨울왕국2'까지, 할리우드의 공습에 맥 못 추며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성수기, 비수기 공식이 깨진 해로, 시기가 아닌 콘텐츠의 차별로 인한 흥행 양극화가 심해졌으며 무엇보다 여전히 스크린 독과점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영화는 여전히 신통치 않은 성적을 받았고, 관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지 못했다. 콘텐츠의 질과 입소문에서 영화팬들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어벤져스:엔드게임', '알라딘', '겨울왕국2' 등은 SNS를 장악하며 빠르게 입소문과 관객평이 쏟아졌고 이는 고스란히 흥행 스코어에 반영됐다. 한국의 영화 역시 이러한 홍보 흐름에 맞춰 극과 극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고 영화 '엑시트'가 800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유일하게 흥행과 영화평과 세계적인 인기까지 거머쥔 영화는 '기생충' 하나 뿐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여전히 북미 등 전세계적으로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 후보에 선정되는 등 여전히 뜨거운 행보를 잇고 있다. 

'기생충'이 올 한해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체면치레까지, 그야말로 가장 의미 깊은 선전을 했다.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기생충' 측에 따르면, 제 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각본상, 감독상 총 3개 부문의 최종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콘텐츠가 골든 글로브 시상식 후보작으로 선정된 것은 '기생충'이 최초로, 이 시상식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주최하고 아카데미 시상식과 함께 미국에서 개최되는 대표적인 영화축제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기생충'이 후보로 선정된 외국어 영화상 부문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2019년 수상), 이안 감독 연출의 '와호장룡'(2001 년 수상), 천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1994 년 수상) 등 유수의 작품들이 수상한 바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 후보로도 선정됐으며 각본상 부문 역시 눈여겨 볼 만 하다.

'기생충'의 골든 글로브 수상 여부는 내년 1월 5일 시상식을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시드니 영화제 최고상, 할리우드 필름어워즈에서 할리우드 영화제작자상, 애틀란타 영화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는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 뉴욕 비평가협회상, 전미 비평가위원회상, LA 비평가협회상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 싹쓸이 했다. 토론토 비평가협회상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지금까지 총 52개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전세계 37개국에서 개봉,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덴마크, 스웨덴을 비롯해 핀란드, 영국 등 개봉도 앞두고 있다.

한편 '기생충’은 북미지역 흥행 수익 2,000만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해 현지에서 개봉된 외국어 영화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데드라인은 9일 보도에서 "'기생충’이 이번 주 2,0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8일까지 현지에서 올린 흥행 수익은 1,934만여 달러 한화로 약 230억원이다. 

기존 한국 영화의 ‘디 워’가 역대 한국영화 북미 최고 스코어(1,048만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그 격차가 2배 이상으로 벌어지게 됐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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