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르, 세포라에 한국형 편집숍 '매운맛' 보여준다
이은정 기자
입력 2019.12.03 06:00
수정 2019.12.02 20:35
입력 2019.12.03 06:00
수정 2019.12.02 20:35
세포라와 명동서 맞붙는 시코르
홍대 상권서 한국형 뷰티 편집숍 자존심 사수
세포라와 명동서 맞붙는 시코르
홍대 상권서 한국형 뷰티 편집숍 자존심 사수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가 홍대 심장부에서 30번째 매장을 연다. '뷰티공룡' 세포라와 명동에서 격전을 예고한 시코르가 신촌-홍대 거리에서도 맞불을 놓는다.
세포라는 1호점 파르나스몰점에 이어 이달 명동 롯데영플라자에 2호점, 내년 1월에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3호점을 낼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쇼핑몰 ‘AK&홍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시코르는 여기에 명동점, 홍대점 등을 더해 세포라의 기세를 누르겠다는 포석이다.
시코르는 오는 6일 아일렉스 스퀘어 1층에 30호점인 홍대점을 개점한다. 시코르 홍대점은 100평(330㎡) 규모로 130여개 브랜드를 선보인다. 시코르는 홍대에서 외국인과 20~30 젊은층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다.
실제 시코르 AK&홍대점의 25~34세 매출 비중은 전 연령 대비 47.8%로 전 매장 중 1위를 기록했다. 40대 매출이 가장 많은 시코르 경기점의 20~30대 비중(20.7%) 비해 2배가 넘는다.
외국인 매출 역시 높은 편이다. 지난 10월 시코르 AK&홍대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4.1%를 기록했다. 이는 시코르 신세계 본점(97.9%)과 명동점(68.9%), 부산 센텀시티점(56.4%), 가로수길점 (43.9%)에 이어 상위 5위권이다.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시코르 홍대점은 백화점 1층 브랜드 팝업 코너 느낌을 강조한 럭셔리 브랜드 팝업존을 구성했다. 또 20대 남성을 타깃으로 컨실러와 파운데이션, 립밤 등 색조 제품을 기존 매장대비 20% 확대한 '그루밍존'도 마련했다.
김은 신세계백화점 시코르 담당 상무는 "K뷰티를 알리는 한국형 편집숍의 원조 시코르가 오픈 3년 만에 30호점을 열게 된다"며 "새롭게 선보이는 홍대점이 글로벌 고객들을 위한 뷰티 쇼핑 랜드마크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명동 이어 신촌·홍대서 격돌
시코르와 세포라의 정면승부는 명동에서 먼저 치러질 전망이다. 시코르는 지난 9월30일 서울 중구 명동에 700㎡(2개층) 규모로 지역 두 번째 매장을 개점했다. 시코르 전체 매장 가운데 28번째다.
세포라는 이달 명동에 2호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세포라는 여러 브랜드 화장품을 체험한 뒤 구매하는 체험형 매장의 원조로, 독점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명동은 올리브영 매장만 5곳에 달하는 데다 랄라블라, 롭스 등 헬스앤뷰티(H&B)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 있다. 특히 시코르와는 타깃 고객과 체험형 매장이라는 콘셉트가 같고, 거리상으로도 가까워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명동에서 먼저 자리잡은 시코르가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코르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들어선 명동 지역 1호 매장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최대 41%에 이르고 목표 매출보다 22% 높은 성과를 거뒀다.
◆ 시코르, 세포라와 뭐가 다른가
시코르와 세포라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다. 시코르는 세포라와는 달리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전체 입점 제품의 50%에 달한다. 입생로랑, 나스, 맥, 베네피트 등 해외 브랜드와 디어달리아, 클레어스, 헉슬리, 파뮤, 라곰 등 국내 화장품을 두루 구비했다.
반면 세포라는 활명, 탬버린즈, 어뮤즈 등 국내 브랜드 3개를 독점 판매하고 있지만,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은 대부분 해외 브랜드 제품이다. 타르트(tarte), 후다 뷰티(Huda Beauty), 아나스타샤 베버리힐즈(Anastasia Beverly Hills), 조이바(Zoeva), 스매쉬박스(Smashbox) 등 40여개에 이르는 해외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시코르는 명동점에 딥티크, 에르메스 퍼퓸 등 다른 매장에서는 구매하기 어려운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번 홍대점에서는 힌스, 바이네프, 네이밍 등 단독 브랜드를 선보이며 헉슬리, 클레어스 등 시코르가 인큐베이팅한 인기 K-코스메틱도 소개할 예정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세포라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가격이나 입점 브랜드 면에서나 시코르와 다르지 않거나 시코르만 못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 "일본에서도 실패한 세포라가 한국에서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