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속도조절'…추가 인하 '가시권'(종합)

부광우 기자
입력 2019.11.29 11:02
수정 2019.11.29 11:02

역대 최저 연 1.25% 동결…'관망 모드' 언제까지

경기 불황에 압박 고조…1% 기준금리 현실화하나

역대 최저 연 1.25% 동결…'관망 모드' 언제까지
경기 불황에 압박 고조…1% 기준금리 현실화하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에 걸친 인하를 통해 역대 최저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떨어뜨린 만큼, 잠시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이란 시장의 관측대로다. 하지만 경기 불황의 골이 생각보다 깊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한은은 29일 서울 세종대로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를 지속하게 됐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올해 5월 회의까지 계속 기준금리를 동결해 오다가, 지난 7월과 10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 결정을 내렸다.

이번 달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사실상 예견된 결과다. 지난 14~20일 금융투자협회가 57개 기관의 채권 관련 업무 종사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은은 지난 달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어느 정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의 사례만 제외하면 한은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내린 적이 없다. 금통위는 지난 10월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한은의 이 같은 관망 모드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여부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1.50~1.75%로 0.25%포인트 내렸지만, 동시에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단 메시지를 낸 만큼 한은도 이런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평이 나온다.

문제는 경제 성장률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또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 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올해 중 2% 내외, 내년 중 2%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월 한은이 제시했던 올해 2.2%, 내년 2.5%의 성장률 전망치도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내년에 한은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1.00%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날 자본시장연구원 주체로 열린 2020년 경제 전망에서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은 올해 두 차례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 둔화로 인해 통화정책 완화 여지가 남아있다"며 "경기 둔화 및 저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중 한 차례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년 중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소비 증가세는 완만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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