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답찾는 국내운용사, 펀드수출 담금질
이미경 기자
입력 2019.11.07 06:00
수정 2019.11.06 21:40
입력 2019.11.07 06:00
수정 2019.11.06 21:40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내년 5월부터 본격 시행…펀드수출 가능
회계, 세금, 환율 등 해결과제 산적…국내상품 경쟁력도 우려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내년 5월부터 본격 시행…펀드수출 가능
회계, 세금, 환율 등 해결과제 산적…국내상품 경쟁력도 우려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가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국내펀드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박스권흐름이 장기화되면서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1조310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액티브주식형펀드에서만 2조3790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그나마 인덱스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1조 넘게 들어오며 전체 자금이탈 규모를 줄였다. 올 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수익률도 4%를 채 넘지 못하며 자금썰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액티브펀드의 수익률도 올 초 이후 1.28%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반해 해외주식형 전체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21.54%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보다 무려 5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앞으로도 박스권 장세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 유입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진출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펀드패스포트 제도는 여권처럼 등록된 펀드가 다른 국가로 비교적 간소한 등록절차를 거쳐서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때문에 우리나라 펀드들도 일본이나 호주, 태국, 뉴질랜드 등에서 간소한 등록절차를 거쳐서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여기에 등록된 해외펀드들도 국내에서 판매가 수월해져 투자자의 선택권은 이전보다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펀드 패스포트 제도로 투자자 뿐 아니라 판매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도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해외펀드들과 완전경쟁에 나서야한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국내 운용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펀드들을 많이 만들고 있어 일본이나 태국 등에서는 어느정도 주목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수출길이 본격적으로 열리기에 앞서 일찌감치 해외진출을 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그 외에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미 해외법인을 적극적으로 세우며 미주와 유럽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베트남, 중국 등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고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해외펀드팀을 글로벌 운용본부로 격상시키는 등 해외진출을 위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싱가폴 법인은 현지 통화청으로부터 현지 운용업 최상위 자격을 획득하는 한편 투자자문업 라이센스를 획득하기도 해 해외시장에서의 영역확대에 적극 나설 태세다.
국내 운용회사들은 이번 펀드패스포트 제도가 장기적으로는 펀드 전체 경쟁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장 단기적으로는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해외에서 펀드상품을 출시하려면 인력부터 공간,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물론 회계부문과 환율, 세제 등을 모두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자본시장법상으로 펀드 수출이 가능해졌지만 제반 환경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또한 해외펀드들이 국내로 들어오면 투자자들의 선택권은 많아질 수 있지만 업계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투자자금이 해외펀드로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운용업계는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많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법제도는 마련했지만 회계부문, 양국간 환율 차이, 세제간 불일치 등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서 과연 제대로 물꼬를 틀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회원국인 호주나, 태국 ,일본 등에서 아직 펀드설정된 곳은 전무한 상황이고 우리상품 경쟁력도 우려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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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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