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공지능은 새로운 문명…국가차원 육성"

이충재 기자
입력 2019.10.28 10:44
수정 2019.10.28 10:44

인공지능회의 현장방문서 "올해안 AI 국가전략 제시"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우리가 제조업, 반도체 등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가장 똑똑하면서도 인간다운 인공지능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자료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에서 "우리가 제조업, 반도체 등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가장 똑똑하면서도 인간다운 인공지능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인공지능은 과학기술의 진보를 넘어 새로운 문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면서 "정부는 올해 안으로 완전히 새로운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저는 인류의 지능에 대한 많은 학설 중에 협동을 위해 발달했다는 학설에 마음이 간다"면서 "일자리 변화와 인공지능 윤리 문제도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文대통령 '인공지능 콘퍼런스 데뷰(DEVIEW) 2019' 연설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인공지능 개발의 주역 여러분,

올해 5월 새벽 3시 40분, 혈압 증세로 쓰러진 어르신이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살려줘”라고 외쳤습니다. 그 외침은 인공지능에 의해 위급신호로 인식되어 119로 연결되었고, 어르신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유사 사례가 이미 여러 건입니다. 국가에서 독거노인 지원서비스로 지급한 인공지능 스피커가 하고 있는 역할입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입니다. 우리는 스마트폰 자동번역 기능과 자동차 네비게이션 같은 인공지능을 매일 만나고 있습니다.

세계 최강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는 인공지능의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인공지능은 산업을 혁신하며 우리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돌봄서비스를 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인공지능은 과학기술의 진보를 넘어 ‘새로운 문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국내 최대의 인공지능 행사, ‘데뷰 2019’에서 인공지능 문명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인류의 첫 세대를 만나고 있습니다.

전통 주력 산업인 자동차는 인공지능을 만나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미래 자동차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우리 스마트 공장은 제조업의 변화를 이끄는 세계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불량 검출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스타트업은 2억 불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의료진단을 보조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세계 100대 인공지능 기업으로 선정되며 올해에만 200억원의 벤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다양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인과 개발자 여러분, 매우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인공지능의 주역인 개발자와 기업인 여러분께 정부의 ‘인공지능 기본구상’을 가장 먼저 알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인공지능은 인류의 동반자입니다. 인류는 지능을 갖게 되면서 지구의 주인이 되었고, 동시에 이 세계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어쩌면 광활한 우주에서 유일한 고등지능 생명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여전히 실수투성이이며 자주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인류의 지적탐구는 인류 스스로의 지적능력을 끝없이 확장해왔습니다.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부족함을 보완하여 더욱 완전해지려는 인류의 꿈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야말로 상상력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의 문을 연 나라도 아니고, 세계 최고 수준도 아닙니다. 그러나 상상력을 현실로 바꿔낼 능력이 있고, 새로움을 향해 도전하는 국민이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도 인터넷 혁명을 이끈 경험이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과 세계 1위의 ICT 인프라, 전자정부의 풍부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우리가 제조업, 반도체 등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우리는 가장 똑똑하면서도 인간다운 인공지능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개발자들이 끝없는 상상을 펼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함께하겠습니다.

첫째, 마음껏 상상하고, 함께하고, 도전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겠습니다.

저는 인류의 지능에 대한 많은 학설 중에 협동을 위해 발달했다는 학설에 마음이 갑니다.

개발자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분야별 장벽을 과감하게 허물어서 과학자, 기술자, 예술가, 학생들까지 모두 협력하면 우리 인공지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의 축제인 인공지능올림픽, 최고의 인재들이 참여하여 현안 과제를 해결하는 인공지능 연구개발 경진대회(AI Grand Challenge) 등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협력모델을 창출하겠습니다.

인공지능 대학원,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비롯한 기존 정책에 더해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 신·증설과 대학교수의 기업겸직도 허용해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우리나라로 모이도록 하겠습니다. 데이터 3법이 연내에 통과되도록 국회와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둘째,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분야에 올해보다 50% 늘어난 1조7천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에 자신 있게 투자하고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우리 미래를 좌우할 스타트업에 대해 정책자금을 집중하고, 혁신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차세대 인공지능 칩 같은 분야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투자하여 세계시장을 선점하겠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데이터 자원의 구축, 개방, 활용 전 단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습니다. 공공데이터는 원천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기업과 대학, 연구소에 필요한 대용량 클라우드 컴퓨팅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셋째, 인공지능 활용, 일등 국민이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두려움 없이 사용하는 국민이 많을수록 우리 산업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는 20대 청년, 직종 전환을 희망하는 30대와 40대 재직자,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50대와 60대, 어르신 세대까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인공지능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인공지능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소비하게 하겠습니다.

넷째, 인공지능 정부가 되겠습니다.

정부는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립하고,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을 3대 혁신 신산업으로 선정하여 지원해왔습니다. 지난해 범정부차원의 ‘AI R&D 전략’과 ‘데이터산업 활성화 전략’을 마련해 착실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 스스로 인공지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원할 것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를 넘어서는 인공지능기반 디지털 정부로 탈바꿈하고 환경, 재난, 안전, 국방 등 국민 삶과 밀접한 영역에서부터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이 체감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의 공공서비스도 인터넷과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꿔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인공지능 개발자와 기업인 여러분,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류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으로 인류를 이끌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산업 영역에 그치지 않고 고령화 사회의 국민 건강, 독거노인 복지, 홀로 사는 여성의 안전, 고도화되는 범죄 예방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낼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사람 중심으로 작동하여, 사회혁신의 동력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완전히 새로운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제시할 것입니다. 일자리 변화와 인공지능 윤리 문제도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혁신기술의 발전은 ‘데뷰 2019’처럼 공유와 소통을 통해 이뤄집니다. 다양한 경험과 혁신적인 상상으로 가득한 여러분의 경험과 지혜를 나눠주시고, 우리 모두의 꿈을 이뤄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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