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에 힘싣는 정부…"돈 안된다" 증권사 외면
이미경 기자
입력 2019.10.25 06:00
수정 2019.10.25 07:12
입력 2019.10.25 06:00
수정 2019.10.25 07:12
4년여간 1014억원 펀딩발행 그쳐…증권사 중개 총 4곳
차이니즈월 등 장벽 높고 규모도 작아 규제 완화 필요
4년여간 1014억원 펀딩발행 그쳐…증권사 중개 총 4곳
차이니즈월 등 장벽 높고 규모도 작아 규제 완화 필요
정부가 자금조달시장을 육성하려고 크라우드펀딩 활성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며 외면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작은데 10% 정도의 수수료 수익을 얻자고 뛰어들기에는 규제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견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의 크라우드펀딩포털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총 527개 크라우드펀딩회사가 발행한 펀딩금액은 총 1014억원 규모다. 지난 2016년(165억원)부터 지금까지 발행규모 증가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매년 300억 규모에 그치고 있고, 평균 조달 금액도 1억9200만원에 불과하다.
시장이 개설된지 4년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무관심속에 시장은 침체되고 있다. 올해들어 청약율이 80%가 넘어서 발행에 성공한 기업들은 총 4건에 불과하다. IBK투자증권이 에이엠솔루션, 지티이노베이션, 메가파크 3곳을 중개했고 유진투자증권은 라이트브라더스 1곳을 중개했다.
내달 8일까지 청약이 진행되는 스테이폴리오의 경우에도 IBK투자증권이 진행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가 직접 중개를 맡아 진행중인 청약은 스테이폴리오가 유일하다. 사실상 2~3군데를 제외한 중개특화 증권사들은 크라우드펀딩 중개를 더이상 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는 청약율이 80% 미만으로 실패한 곳만 부지기수다. 사실상 청약했을때 성공율보다 실패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 수요자가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데 전체 투자자 5만2545명 가운데 93% 정도가 일반투자자들이 과점하면서 시장 팽창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 투자자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적격투자자는 4%, 전문투자자는 2%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개인들이 베팅하는 시장으로 전락하다보니 매년 전체 발행규모는 300억원을 채 넘지 못한다. 사실상 수백억 규모의 중개업을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크게 메리트가 없는 셈이다. 수수료 수익도 10% 안팎으로 회사 이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약에서 투자자금을 80% 이상 끌어모은다고 해도 최대 6개월까지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인건비와 경비 등으로 사실상 증권사들이 거두는 이익은 극히 작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면 청약모집부터 정산까지 최대 6개월이 소요되는데 규모도 작고 고작 10% 수수료 얻으려고 돈안되는 사업에 뛰어들겠나"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형태로 손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여전히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완화를 하고 있지만 이 시장에 대한 규제를 좀 더 풀어서 선순환구조를 만들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업계 차이니즈월 규제로 연계업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규제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증권사들이 인수합병이나 투자, 경영자문을 할 수 없도록 되어있고 중개업자, 발행인 명칭, 청약기간 외에는 펀딩 정보 광고도 할 수 없어 투자자들이 참고할만한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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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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