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공감 100% 로맨스…'가장 보통의 연애'
부수정 기자
입력 2019.09.29 09:18
수정 2019.09.29 10:33
입력 2019.09.29 09:18
수정 2019.09.29 10:33
'눈사람' 이후 16년 만에 재회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이야기"
'가장 보통의 연애' 리뷰
김래원·공효진 주연
술 먹고 헤어진 연인에 전화하기, 다시 만나 달라고 울고불고 떼쓰기, 상대방 집에 찾아가기. 연인과 헤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다.
술 먹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보지만 없어지지 않는 '1' 표시. 이튿날 휴대폰을 켜고 '이불킥'한 경험도 그렇다. 사랑에 실패하고, 사랑 때문에 울어도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사랑한다. 사랑이 주는 설렘, 희망 때문이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연인이 헤어지고 만나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이 영화는 지금 막 헤어진 30대 남녀를 내세워 땅에 발붙인 현실 연애담을 선보인다.
여친과 파혼하고 한 달째 술에 찌들어 사는 재훈(김래원). 이별의 아픔을 술로 달래는 그는 술을 마실 때마다 전 여친에게 연락하고, 이튿날 후회하는 삶을 반복한다.
그렇게 살던 어느날 아침, 모르는 번호의 누군가와 밤새 2시간이나 통화한 기록을 발견한다. 그 상대는 바로 이직한 지 얼마 안 된 직장 동료 선영(공효진)이다. 선영은 다사다난한 연애사 탓에 '그놈이 그놈'이라는, 사랑에 대한 환상이라곤 없는 인물. 그는 바람피운 남친과 이별하던 중 직장 상사 재훈을 마주친다.
만난 지 하루 만에 일보다 서로의 연애사를 더 잘 알게 된 두 사람.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신경 쓰인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이제 막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련, 후회, 부노, 부정을 오가는 연애의 민낯을 보여준다. 영화는 기존 로맨스물이 뻔하게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보기 좋게 깨부순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기어코 사랑이 이뤄지고야 마는 작위적인 전개는 없다. 사랑에 상처 입은 30대 남녀를 통해 사랑에 대한 각자의 가치관을 촘촘하게 들여다본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미덕은 공감이다. 주인공 재훈과 선영을 비롯해 영화에 나온 캐릭터들이 우리 주변에서 봤을 법한 인물들이다.
이들이 하는 행동이나 말도 현실적이다. 연인과 헤어진 뒤나 사귀었을 때 해봤을 법한 행동과 말들이 배우들의 연기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재훈과 선영이 티격태격하다, 서로에게 감정을 느끼는 과정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다만, 15세 관람가 치고 대사들의 수위가 다소 쎄다.
영화 '구경'(2009) '술술'(2010) 등을 연출한 김한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 감독은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며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참고해서 시나리오에 반영했다. 무엇보다 공감을 주는 이야기를 선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로맨스와 다른 재미를 선보이고 싶어 이제 막 이별을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를 떠올렸다"면서 "'가장 보통의 연애'는 사랑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다.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에겐 위로를, 사랑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겐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인공 김래원과 공효진은 SBS '눈사람'(2003) 이후 16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그간 '옥탑방 고양이',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 '닥터스', '흑기사' 등에서 김래원표 로맨스를 뽐낸 김래원은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물 오른 로맨스 연기를 뽐낸다. 능청스럽지만 무심한 듯 챙겨주는 모습에서 여성 팬들이 설렐 만하다.
'공블리' 공효진은 할 말 다 하면서 사랑스러운 여성 캐릭터를 완성했다. 현재 방영 중인 KBS2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 두 인물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10월 2일 개봉. 109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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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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