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탈락’ 윤덕여호, 여민지 분전 위안거리

김평호 기자
입력 2019.06.18 07:41
수정 2019.06.18 07:42

노르웨이 상대로 한국의 첫 득점 기록

부상 불운 씻어내고 성인 무대 안착 가능성

후반 33분 노르웨이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여민지. ⓒ 게티이미지

끝내 기적은 없었다. 2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렸던 여자축구대표팀이 3연패로 대회를 마쳤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각) 프랑스 랭스의 스타드 오귀스트-들론에서 열린 노르웨이와 2019 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3연패(승점 0·골득실-7)를 당하며 최하위에 그치고 말았다.

일찌감치 프랑스, 나이지리아에 패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던 한국은 노르웨이를 상대로 첫 승과 함께 기적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나마 여민지의 가능성을 본 것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지난 나이지리아전에서 교체 투입돼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바 있는 여민지는 노르웨이를 맞아 이번 대회 첫 선발로 출전했다.

전반 내내 지소연과 함께 위협적인 몸놀림을 선보인 여민지는 0-2로 뒤진 후반 33분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금민의 재치 있는 백힐 패스를 받아 수비수를 절묘하게 등지고 돌아서며 가볍게 마무리했다. 고대했던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득점이 여민지의 발끝으로부터 터지는 순간이었다.

여민지가 첫 골을 성공시킨 뒤 이금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게티이미지

여민지는 후반 추가시간에는 이금민의 측면 크로스를 절묘한 헤더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비록 동점골은 무산됐지만 노르웨이에 긴장감을 줄 수 있었던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비록 이번 대회 한국의 도전은 아쉽게 조별리그서 막을 내렸지만 여민지가 성인 무대에서 빛을 본 것은 유일한 위안거리다.

여민지는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8골 3도움의 활약으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면서 골든볼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여민지는 골든부트(득점왕)까지 따냈다.

최근 막을 내린 U-20세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강인에 앞서 한국 선수 최초로 FIFA 주관 대회서 골든볼을 받은 선수가 바로 여민지다.

하지만 여민지는 골든볼 수상 이후 잇따른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점점 뇌리에서 잊혀져갔다.

프랑스 월드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가 얼마만큼 활약을 펼쳐 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여민지는 노르웨이전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며 성인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지소연에 이어 차기 에이스 자리를 예약한 여민지에게 프랑스 월드컵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길은 아직도 많이 열려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