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슈팅' 손흥민, 리버풀 앞에서 누웠다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6.02 06:22
수정 2019.06.02 07:28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0-2 완패

후반 분전에도 빅이어 쟁취 실패

[토트넘 리버풀] 패배 후 그라운드에 누운 손흥민. ⓒ 게티이미지

손흥민(27·토트넘)이 ‘꿈의 무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분투했지만, 끝내 빅이어는 들어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은 2일 오전(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서 열린 리버풀과 의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경기 시작 24초 만에 시소코가 페널티킥을 허용해 첫 골을 내준 뒤 철벽 수비를 뚫지 못하고 0-2로 졌다.

이로써 클럽 창단 이래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 ‘유럽 정상’을 꿈꿨던 토트넘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레전드’ 제라드가 지켜본 가운데 토트넘을 완파한 리버풀은 지난 시즌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져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내고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골을 넣지 못한 손흥민은 토트넘의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강한 슈팅을 날리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4-2-3-1 포메이션에서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맨유 소속으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 이후 8년 만에 챔스 결승 무대를 밟았다. 경기에 앞서 손흥민은 “챔스 결승에 뛰는 자체보다 챔스 우승을 노리고 싶다”며 위업을 꿈꿨지만 팀은 완패했다.

너무 이른 시간 골을 내줬다.

리버풀의 마네가 토트넘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안으로 찔러준 패스가 토트넘 시소코의 팔에 맞으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경기 시작 24초 만에 나온 대형 악재다. 키커로 나선 ‘득점왕’ 살라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전반 2분 만에 나온 것으로 역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역사상 두 번째로 빠른 득점으로 기록됐다.

[챔스 결승] 손흥민은 후반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허무하게 첫 골을 내준 토트넘은 점유율을 높이며 반격에 나섰지만, 반다이크를 중심으로 한 리버풀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EPL 최소실점 1위에 빛나는 리버풀 수비라인을 앞에 두고도 손흥민은 후반 들어 인상적인 활약을 나타냈다.

손흥민은 후반 30분 알리 패스를 받아 리버풀 수비수 3명 사이로 빠른 돌파를 시도하며 페널티 박스 근처로 진입했다. 그러나 '수비 끝판왕' 반 다이크가 버티고 있었다. 반 다이크는 손흥민의 속도를 적절하게 제어하며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선보였다.

후반 35분에는 리버풀 가슴을 철렁이게 하는 강렬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알리송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왼쪽 측면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알리송을 뚫지 못했다.

홀로는 역부족이었다. 돌아온 에이스 케인은 부상 회복 후 7주 만에 출전한 결승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알리, 에릭센 역시 평소만큼의 세밀함은 없었다. 아약스전에서 기적의 해트트릭을 작성한 모우라도 리버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공격수들의 공세를 막아낸 리버풀은 후반 42분 교체 투입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가 추가골을 터뜨려 쐐기를 박았고, 경기는 리버풀의 2-0 승리로 끝났다.

빅이어를 눈앞에 두고 뒤로 물러난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누워 패배의 아쉬움에 입술을 깨물었다.

한편,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은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챔스 결승에 뛴 선수들 가운데 최고인 평점 8.7을 받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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