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올레드TV 산실 LG전자 구미사업장을 가다

구미(경북)=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5.15 10:00
수정 2019.05.15 10:59

올레드TV 누적 출하량 첫 400만대 돌파...월 2만대 이상 생산

공정 자동화로 15분마다 생산...신뢰성 테스트로 철저한 품질 관리

올레드TV 누적 출하량 첫 400만대 돌파...월 2만대 이상 생산
공정 자동화로 15분마다 생산...신뢰성 테스트로 철저한 품질 관리


LG전자 직원이 14일 경북 구미사업장 내 생산라인에서 올레드 TV의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국내에서 45년간 TV 제품을 생산하며 산업의 산증인 역할을 해 온 공장이 있다.

바로 LG전자 구미 공장으로 이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국내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 양산에 들어간 이후 이제는 월 2만대 이상 생산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4일 기자가 방문한 LG전자 구미 공장은 지난 1975년 2월부터 올해로 45년째 TV를 생산해 온 LG전자 핵심 생산기지다.

지난 1966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흑백 TV를 비롯, 1977년 컬러 TV, 1999년 PDP TV와 액정표시장치(LCD) TV, 2013년 올레드 TV 등을 생산하며 국내 TV 산업의 역사를 이어왔다. 또 전 세계 11곳에 있는 TV 공장의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장 내 3개 공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A3공장에서 올레드 TV를 포함한 영상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2개 건물은 각각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 제품∙부품 창고로 사용 중이다.

A3공장은 연면적 12만6000제곱미터(m2) 규모로 3개의 TV 생산라인, 신뢰성시험실 등을 갖추고 있다.

A3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벽면에 적혀 있는 '총합생산성 20%↑, 원당생산력 10%↑, 제조원가율 1%p↓'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고 제조원가가 높은 OLED TV에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더욱 와닿는 문구였다.

1층에 있는 3개의 TV 생산라인은 공급물량에 따라 올레드 TV를 비롯 나노셀 TV, 모니터, 프로젝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날에는 가운데 라인에서 55인치 OLED TV가 라인을 따라 조립되고 있었고 그 왼쪽에는 65인치 슈퍼울트라HD TV가, 오른쪽에는 55인치 LED TV가 라인을 따라 조립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생산라인 맨 앞에서 올레드 패널 모듈이 투입되면 총 길이 160m 생산라인에서 조립공정, 품질검사공정, 포장공정을 거쳐 올레드 TV가 최종 완성된다.

회사는 지난 2013년 10개였던 TV 플랫폼을 올해 6개로 줄였다. 부품과 솔루션을 결합한 모듈화 설계도 확대 적용해 TV 모듈 수도 100여 개에서 절반 가까이 줄여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크기와 기능의 제품들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생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첫 번째 단계인 조립공정에 자동화 설비를 적용했다. 생산라인에 설치된 카메라는 조립이 완료된 올레드 TV를 일일이 스캔해 설계도면 대비 누락된 부품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두 번째 단계인 품질검사공정에서는 제품정보 입력, 와이파이·블루투스 기능검사, 완벽한 색 표현력을 위한 자연색 조정, 화면 검사, 제품충격검사, 검사결과 판정, 출하모드 설정 등 올레드 TV의 주요 기능을 자동으로 검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우리를 안내한 천정훈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생산담당 선임은 "자동 검사 항목을 지속적으로 늘려 검사 정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며 "특히 고객 관점에서 제품 외관을 전문적으로 검사하는 인력도 제품 앞면, 뒷면에 각각 배치해 LG 올레드 TV의 품질 만족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포장공정에서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올레드 TV를 전달하기 위해 포장부품과 포장 테이프 부착 상태까지 일일이 점검이 이뤄지고 있었다.

3개 라인이 일렬로 배치됐던 생산라인에서 자리를 옆으로 옮기자 수백대의 올레드 TV가 전시된 공간이 나왔다. 약 800 제곱미터 규모 공간으로 조성된 신뢰성시험실로 이 곳에서는 포장공정이 끝난 올레드 TV가 제품 창고로 이동하기 전 품질테스트를 진행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LG전자 직원이 14일 경북 구미사업장 내 신뢰성시험실에서 포장된 상태의 올레드 TV 제품을 다시 뜯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연구원들은 포장된 상태로 제품을 받는 고객의 관점에서, 포장이 끝난 올레드 TV 가운데 무작위로 제품을 선택해 박스를 직접 개봉하고 제품을 설치한 상태에서 올레드 TV의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OLED TV는 생산 제품의 약 20%를 무작위로 추출해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의 경우, 모든 제품에 대해 전수 품질검사를 실시한다. 이들 제품들은 두 번의 포장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출하된다.

각 제품들은 실제 고객의 사용환경과 유사한 상태로 48시간 동안 품질점검을 받는다. 1층과 2층에 각각 위치한 신뢰성시험실에서 모든 기능시험, 고온시험, 음질시험 등을 실시한다.

신뢰성시험실을 가득 채운 올레드 TV는 방송 수신 등 기본적인 기능을 점검한다. 지난해부터는 품질 오류를 자동으로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연구원들은 육안으로 불량 제품을 직접 발견하거나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불량 제품을 선별해 낸다.

모든 제품들이 같은 영상을 재생할 때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제품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신뢰성시험실을 소개한 권영현 LG전자 HE구미품질보증팀 책임은 "초기·중간·출고 검사 등 각각의 과정에 검사가 진행되며 안전규격과 소비전략 등 약 100여개에 이르는 일반적인 검사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 소음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된 무향실에서는 올레드 TV로 가장 작은 소리부터 가장 큰 소리까지 잡음 없이 깨끗한 음질을 구현하는지 점검한다. 최근 고음질을 선호하는 프리미엄 고객 니즈에 맞춰 LG 올레드 TV도 최대 60와트(W)의 고출력 스피커를 탑재하고 있어 음질에 대해 더욱 꼼꼼히 확인한다.

‘전 기능 시험실’에서는 연구원이 매뉴얼에 포함된 올레드 TV의 모든 기능을 하나하나 구현하며 점검한다. 특히 올레드 TV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버전이 업데이트되면 전원 작동부터 인공지능 기능까지 일일이 점검해야 해 최대 2~3일 가량 소요된다.

‘전 기능 시험’은 상온뿐만 아니라 40도 고온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된다. TV는 실내에서 사용하더라도 고온 환경에서 제품 수명이 줄어들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일주일 내내 고온 시험실에서 품질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구미사업장에서 생산된 LG 올레드 TV는 국내를 비롯 일본·호주·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30개국에서 판매된다.

LG전자는 지역별 수요 증가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구미를 비롯, 폴란드 므와바, 멕시코 레이노사, 러시아 루자 등 9곳에 올레드 TV 생산라인을 운영 중으로 모든 생산라인은 현재 풀 가동 중이다.

회사측은 "LG전자 구미사업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올레드 TV를 양산한 곳"이라며 "올레드 TV를 처음 상용화한 지난 2013년 구미사업장의 올레드 TV 연간 생산량은 3600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월 2만대를 훌쩍 넘었다"고 설명했다.

LG 올레드 TV는 지속적인 판매 증가에 힘입어 누적 출하량이 지난 1분기 업계 처음으로 400만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규모는 2013년 4000대도 채 안됐지만 올해 36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6년 만에 1000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조사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15개 TV 업체들이 잇따라 올레드 TV 진영에 합류하면서 향후 5년 내 전세계 TV 매출 가운데 올레드 TV 비중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직 LG전자 HE생산담당 상무는 “LG전자만의 철저한 품질 관리로 최상의 올레드 TV를 제공해 왔다”며 “프리미엄 고객 수요 증가, 플랫폼 변화 등에도 철저히 대비해 LG 올레드 TV의 프리미엄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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