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보잉 737 맥스...도입 계획 항공사 '전전긍긍'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3.13 11:52
수정 2019.03.13 14:58

43개국서 안정성 우려로 잇따른 운항 중단 조치

이스타항공 중단에도 올해 예정된 14대 도입 차질 우려

43개국서 안정성 우려로 잇따른 운항 중단 조치
이스타항공 중단에도 올해 예정된 14대 도입 차질 우려


이스타항공 ‘B737-맥스(MAX) 8’ 항공기.ⓒ이스타항공
‘보잉 737 MAX(맥스) 8’ 항공기가 잇따른 사고로 세계 각국에서 운항 중단 조치가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항공업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2대를 운항하고 있던 이스타항공이 운항 잠정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올해 기재 도입을 앞둔 항공사들은 운항 계획에 자칠이 빚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최근 문제가 불거진 보잉 737 맥스 기종 항공기 총 14대를 연내 신규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6대로 가장 많고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각각 4대씩이다.

대한항공이 오는 5월부터, 티웨이항공이 6월부터 들여오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 항공사들은 장기적으로 이 항공기를 들여올 계획을 갖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올해 6대를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30대(옵션 20대 추가 구매)를, 티웨이도 올해 4대를 포함, 오는 2021년까지 총 10대를 각각 도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제주항공은 오는 2022년부터 5년간 최대 50대(옵션 10대 포함)를 들여올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추락에 이어 지난 10일(현지시간) 발생한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항공기도 같은 모델로 확인되면서 이 기종의 자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이 때문에 전 세계 각국에서는 이 기종에 대한 운항 중단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 737맥스에 대한 운항 중단 조치를 취한 국가는 43개에 달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과 인도 등이 잇따라 동참하면서 운항 중단 조치는 확산되고 있다.

또 국내를 비롯, 아르헨티나·브라질·멕시코 등 8개국에서는 개별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해당 기종을 운항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당 기종을 2대 운영해 온 이스타항공도 일단 잠정 운항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도입을 앞둔 항공사들은 우려 섞인 시선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잇따른 추락사고로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다 국토부가 전날 보잉 737 맥스 결함 여부가 명확히 해소되는 경우에만 도입을 허가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긴장감을 높아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금액이 투입되는 계약을 위약금을 물면서 파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운항금지시킬 근거가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계약을 취소하게 되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재 도입은 불가피하지만 결함 여부가 명백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운항도 못하고 보관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후화된 항공기를 교체하기 위해 도입하려고 했던 것인데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며 "항공기 자체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계약 파기가 어려운 만큼 현재로서는 사고원인 조사 등 향후 상황을 주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737 맥스8은 보잉사의 최신 모델로 최대 210명을 태울 수 있으며 항속거리가 6570km에 달해 인천출발 기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중거리 노선에 투입될 수 있는 기종이다.

현재 전 세계 47개 항공사에서 350여대가 운항 중으로 적은 양의 연료로 상대적으로 먼 거리를 갈 수 있다는 가성비로 인해 항공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해 왔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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