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뛴다-10] 구광모의 ‘젊은 LG’...안정 속 혁신 추구

이호연 기자
입력 2019.03.04 06:00
수정 2019.03.04 06:02

지난해 조직 쇄신 및 활기 불어넣는 임원인사 진행

체제 정비 완성...신사업 성과 발굴 '박차'

지난해 조직 쇄신 및 활기 불어넣는 임원인사 진행
체제 정비 완성...신사업 성과 발굴 '박차'


구광모 LG그룹 회장. ⓒ LG

4세 경영 시대를 맞은 LG그룹이 변화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쇄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구광모 LG회장은 올해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신성장동력과 핵심역량 확보에 고삐를 죈다.

◆‘LG사이언스파크'서 새 시대 개막...LG 미래 먹거리 발굴
지난해 체제 정비를 마친 LG그룹은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과 미래 먹거리 찾기에 주력한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6개월만에 첫 공식 행보로 ‘LG사이언스 파크’를 택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선대 구본무 회장이 LG의 미래를 위해 총 4조원을 투자해 만든 연구단지이다. 축구장 24개 크기의 약 5만3000평 부지에 그룹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명이 집결했다.

구 회장은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시무식에서 “답은 고객에게 있다”며 “우리에게는 고객과 함께 70여년의 역사를 만들어 온 저력과 역량이 있다. 새로운 LG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고객만 30여번을 강조하며 연구개발(R&D)인력들에게도 “최고 인재들이 최고 R&D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LG그룹이 R&D핵심인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3대 핵심 사업군인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구 회장이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인공지능(AI), 로봇, 전장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낼 전망이다.

실제 LG그룹은 이같은 노력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 (주)LG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자동차부품팀을 신설하고, 팀장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형남 부사장을 영입했다. LG화학은 자동차용 전지 사업에서 매출 1조원 달성 및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LG전자, 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의 펀드를 운영하는 ‘LG테크놀로지 벤처스’도 설립했다. 구 회장이 후계자 수업을 받았었던 LG전자는 지난해 8월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제조사인 오스트리아의 ZKW 지분 70%를 약 1조108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LG전자는 CEO직속으로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테스크’도 신설했으며,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위해 ‘북미 R&D센터’도 오픈했다.

◆ 체제 굳히기...MC사업부 실적 회복 과제
신사업 확대와 함께 4세 경영 체제도 보다 정교해진다. 구 회장은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2004년 GS 등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130여명이 넘는 신규 임원을 발탁했다. 전년대비 30~40% 증가한 수준이다. 미래 인재들을 대거 발굴 및 육성한다는 기조 아래 외부 인재 영입도 적극적으로 단행하며 조직 내 긴장감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단 기존 부회장단은 유임하며 안정감을 유지했다. 내달 1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구 회장의 체제 확립을 더욱 확고히 한다. (주)LG 대표이사로 선임된 구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도 계속 겸직할 계획이다. 구본준 LG부회장이 맡았던 기타 사내이사에는 권영수 (주)LG 부회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논의된다. 구 부회장이 지난해 말 공식 퇴진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주요 사업 과제도 풀어나간다. 가장 시급한 것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실적 개선이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부는 지난해 연간 누적 적자 7890억원을 기록했으며, 1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LG그룹은 MC사업부 수장에 권봉석 HE사업본부장(사장)을 앉히며 HE와 MC사업부를 겸임하게 하는 초강수를 뒀다. 올레드TV를 성공시킨 DNA를 스마트폰에 이식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5세대(5G) 사업 주도권 확보도 필수다. 특히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무리없이 성사되는지가 관건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CJ헬로를 8000억원대에 인수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단숨에 유료방송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간다. 5G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양사의 인수는 지난해에도 계속 시장에서 거론됐으나, 구 회장 취임 후 결정이 더욱 빨라졌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구 회장 취임 후 첫 대형 인수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성사되면 방송시장 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별세한 고(故)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LG 지분을 상속받았다. 주식 자산은 9791억원에서 1조890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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