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 예비경선 대거 탈락 '안심했나'?
이동우 기자
입력 2018.08.13 14:32
수정 2018.08.13 14:58
입력 2018.08.13 14:32
수정 2018.08.13 14:58
손학규 표심 결집에 나머지 의원 표 분산 毒
바른정당 출신 당원들 위기의식…표 분산 막아
바른미래당 예비경선에서 이른바 안철수계 후보들이 대거 탈락했다. 안심(安心)을 등에 업은 후보 난립이 되레 '표 분산'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예비 경선에서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는 총 6명이다. 국민의당 출신 김영환·장성철·신용현·장성민·이수봉·손학규 중 김 후보와 손 후보만 통과했고 바른정당 출신은 하태경·정운천·이준석·권은희 후보가 본선에 올랐다.
손학규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안철수계가 결집했지만, 사실상 최고위원직을 함께 할 러닝메이트를 잃었다. 예비경선이 1인 2표제를 실시하면서 나머지 한 표가 안철수계 후보들에게 오히려 독이 됐다.
특히 국민의당 출신 비례대표 1호인 신용현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 권은희 전 의원에게 여성 최고위원직을 내줬다. 국민의당 출신 현 권은희 의원과 동명이인인 점이 투표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신 의원은 인터뷰에서 “권 전 의원이 나오신다고 해 이름이 헷갈리게 됐다. 의외로 상황이 심각해졌다”며 “많은 분들이 바른정당 출신 권 전 의원을 광주의 권 의원으로 알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바른정당 출신 당원들의 표 결집도 안철수계 후보군 낙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전체 바른미래당 당원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바른정당 출신 당원들은 안철수계의 지도부 집권에 위기의식이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바른정당 출신 당직자들은 이태규 사무총장(당 인사위원회 위원장)의 구조조정안에 대해 “예의도 없는 최악의 갑질”이라며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이달 말일에 계약이 종료되는 계약직 당직자들로 구성된 바른정당 측 당직자들은 바른정당의 시도당 조직을 와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구조조정에 저항하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 이 사무총장과 당직자 간 마찰이 바른정당 출신 후보들의 표 결집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9.2 전당대회 본 경선에 앞서 바른정당 출신 후보들의 세력 확대도 예상된다. 유력 당권 후보로 떠오른 하태경 후보는 김영환 후보와 연대를 선언, 손 고문을 견제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국민의당 출신 당원들 사이에서 예비경선을 치르기 전 후보자 교통정리가 필요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손 고문에 집중된 표심이 되레 나머지 후보자들이 힘을 잃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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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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