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에 드리워지는 ‘챔피언 몰락 저주’
김윤일 기자
입력 2018.05.10 10:58
수정 2018.05.10 10:58
입력 2018.05.10 10:58
수정 2018.05.10 10:58
허더스필드전 무승부로 4위 진입 어려워져
'빅6' 시대 도래 이후 절대강자 사라져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어려워졌다.
첼시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허더스 필드와의 홈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첼시 입장에서는 4위 이내 진입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90분 내내 공격은 지지부진했고, 급기야 허더스필드에 선취골을 얻어맞는 등 빈약한 공격력에 고개를 숙이게 됐다.
사실상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이제 최종전만을 남겨둔 첼시는 뉴캐슬전을 승리로 이끈 뒤 4위 리버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만약 리버풀이 브라이튼과의 홈경기서 패하면 극적으로 순위가 바뀔 수 있지만, 문제는 리버풀이 올 시즌 유일한 홈 무패 팀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첼시 역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저주를 끊지 못할 전망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는 이른바 ‘빅6 시대’에 돌입한 가운데 절대강자로 군림하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실제로 연속 우승은 2009-10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3연패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고, 이후 8년 연속 우승팀이 매년 바뀌고 있다.
이처럼 프리미어리그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팀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EPL은 세계 최대의 시장답게 각 구단들이 천문학적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균등한 중계권료 배분으로 인해 하위권팀들도 안정적 재정 속에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전력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강팀들이 약체팀에 덜미를 잡히는 경우도 왕왕 볼 수 있다. 또한 휴식기가 있는 다른 리그와 달리 엄청난 강행군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선수 운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 10시즌 동안 디펜딩 챔피언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 이내 접어든 횟수는 고작 6번에 불과하다.
특히 빅6 시대를 맞은 최근에는 4위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흔하다. 2013-14시즌 맨유(7위)를 비롯해 2015-16시즌 첼시(10위), 2016-17시즌 레스터 시티(12위), 그리고 올 시즌 첼시가 챔스 진출 무산 위기에 놓여있다.
시즌 중 감독이 경질된 팀 사정도 대동소이하다. 맨유의 경우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물러난 뒤 심한 부침을 겪었고, 무리뉴 2기의 첼시는 팀 분위기 자체가 와해되는 충격을 겪었으며 깜짝 동화를 썼던 레스터 시티는 제 자리를 찾아갔다.
올 시즌 첼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즌 전 우승에 크게 기여한 디에고 코스타를 내친 것이 결정타가 됐고, 이는 곧 성적 부진에 영향을 주며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입지를 크게 흔들고 있다. 첼시의 4위 진입이 무산되면 ‘챔피언의 저주’는 3년 연속 이어지며, 이제 폭탄은 다음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에게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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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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