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주가 고공행진…잦아드는 매각설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4.30 06:00
수정 2018.04.30 08:08

안방보험 대상 中 정부 공적자금 투입 소식에 주가 반등

뤄 사장 자사주 취득하며 상승 견인…오너리스크는 여전

동양생명의 주가가 지난 27일 종가 기준 832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동양생명의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던 지난 3월 7일(6950원)과 비교하면 19.7%(1370원) 급등한 액수다.ⓒ동양생명

동양생명의 주식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에서 불거진 오너 리스크에 맥을 주치 못하던 동양생명의 주가는 이번 달 중국 정부의 안방보험에 대한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소식과 더불어 뤄젠룽 사장이 자사주 매입에까지 나서면서 지난 달 초보다 20% 넘게 뛰어 올랐다. 이를 두고 동양생명이 최근 불거진 매각설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동양생명의 주가는 종가 기준 832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동양생명의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던 지난 3월 7일(6950원)과 비교하면 19.7%(1370원) 급등한 액수다.

동양생명 주가 반등은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에 중국 정부가 10조원에 달하는 유동자금 넣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위)는 지난 4일 공적 자금 608억위안, 우리 돈으로 약 10조2375억원을 안방보험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감위는 안방보험의 지불 능력과 경영 안정을 확보해 고객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동양생명을 이끌고 있는 중국계 임원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세를 더욱 견인했다. 동양생명은 이번 달 17일 뤄 사장과 진슈에펑 경영전략본부장 상무가 동양생명 주식을 각각 1만2000주, 6000주씩 신규 취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양생명 측은 뤄 사장의 자사주 매입이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이자 회사 발전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됐다는 판단 아래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경영진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설명이다.

두 동양생명 임원의 자사주 신규 취득은 매각설을 일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이 경제 범죄 연루 혐의로 기소됐다는 이유로 중국 보감위가 1년 간 안방그룹에 대해 위탁경영에 들어간 이후 동양생명은 매각설에 시달려 왔다.

중국 정부가 기존 안방보험의 해외사업 확대를 문제 삼으며 이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감위는 안방보험이 보유한 해외자산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부동산 자산을 매각했다. 이에 국내 금융권에서는 중국이 안방보험 해외사업 중 동양생명이나 ABL생명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왔다.

더욱이 보감위가 위탁경영 기간 동안 안방보험의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대목은 동양생명을 둘러싼 위기감을 더욱 키웠던 것이 사실이다. 당장 보감위 발표 직후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 내 안방보험 출신 경영진 교체설이 돌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뤄 대표 등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동양생명 매각설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앞으로의 행보에 자신감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임과 동시에 매각 가능성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오너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최근의 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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