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손흥민, 토트넘 신무기 되나

김평호 기자
입력 2017.09.27 08:45
수정 2017.09.27 21:46

아포엘과의 챔피언스리그서 케인과 투톱으로 선발

동료와 연계 및 역습서 무난한 활약, 결정력은 과제

케인과 투톱으로 나서 무난한 활약을 펼친 손흥민. ⓒ 게티이미지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약체 아포엘(키프러스)을 상대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토트넘은 27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키프로스 니코시아의 GSP 스타디움서 열린 아포엘과의 ‘2017-18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원정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 14일 독일의 강호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조 선두에 올랐다.

쉽지 않은 키프러스 원정서 대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의 상황은 썩 좋지 못했다.

우선 팀의 공격 첨병 역할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레 알리가 각각 부상과 징계로 모두 나설 수 없었다.

이에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과 케인 투톱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마침 지난 주말 웨스트햄전서 휴식을 취하며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대비한 손흥민은 이날 공격에서 키 플레이어나 다름없었다.

확실히 투톱 손흥민은 측면으로 나설 때와는 달랐다. 주로 중앙에 머물면서 돌파보다는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중점을 뒀다. 또한 후방으로 내려와 파트너 케인을 지원하다가도 자리를 맞바꿔 문전 앞에서 적극적으로 득점 기회를 엿보기도 했다.

문전에 위치한 손흥민은 전반 3분 만에 득점 기회를 잡았다. 아포엘 수비가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손흥민 앞으로 흘렀고,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에게 막혔다. 전반 10분 문전에서 시도한 슛도 수비벽에 박혔다.

전반 18분에는 이날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맞이했다. 왼쪽 측면에서 트리피어가 올린 크로스가 노마크 헤딩 찬스로 이어졌지만 살짝 뜨고 말았다.

손흥민을 투톱으로 내세운 포체티노 감독. ⓒ 게티이미지

전반전에 무난한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후반 12분 요렌테가 투입되자 다시 주 포지션인 왼쪽 측면 공격수로 이동했다. 이후에는 토트넘이 케인의 골로 달아나자 수비에 무게를 두면서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전체적으로 손흥민의 이날 활약은 나쁘지는 않았다. 전방에서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였고, 간혹 역습의 선봉에 서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처럼 에릭센과 알리가 경기서 빠진다면 충분히 토트넘의 또 다른 공격 옵션으로 활용 가치가 충분해 보였다. 향후 에릭센과 알리가 돌아와도 4-4-2 포메이션에서 두 선수가 미드필드에 자리하고, 손흥민과 케인이 투톱을 형성하는 그림이 가능하다.

그간 3-4-3 포메이션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거나 주 포지션이 아닌 윙백으로 나섰던 손흥민 입장에서는 경기에 뛸 수 있는 폭이 늘어난 셈이다.

다만 골 결정력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측면으로 나설 때보다 문전에 가까이 위치한 만큼 확실한 한 방으로 팀에 필요한 득점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실제 이날 손흥민은 아포엘을 상대로도 2개 정도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경기를 마친 손흥민에 대한 해외언론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 이유이기도 하다. 향후 포체티노 감독의 투톱 카드 활용 여부는 결국 손흥민 하기에 달렸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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