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 “가맹사업법 개정 시급” vs 공정위 “점주들부터 만나봐야”
최승근 기자
입력 2017.09.22 15:33
수정 2017.09.22 23:03
입력 2017.09.22 15:33
수정 2017.09.22 23:03
22일 국회의원회관서 ‘가맹점 갑질 근절 2차 정책 간담회’ 개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다시 한 번 얼굴을 맞댔다. 하지만 여전히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계류 중인 가맹사업법의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반면 공정위는 가맹점주들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자구안을 준비하라고 대응하는 등 양측의 팽팽한 대치가 이어졌다.
바른정당 가맹점 갑질 근절 특별위원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국회에서 ‘가맹점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공정위의 갑질 근절 대책에 대해 가맹본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지상욱 바른정당 가맹점 갑질 근절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을 비롯해 가맹본부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협회 회장은 “가맹사업법 개정은 국민들의 소비자 권리를 증진시키는데 맞춰져야 한다”며 “국민의 입장에서, 현실을 살펴보고 법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규석 일승식품 대표는 “최근 프랜차이즈 일부 오너의 잘못으로 산업 전체가 적폐로 취급받고 있다”며 “여기에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각종 정부 규제안이 봇물 터지 듯 나오면서 업계는 집단패배주의에 빠져 있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가맹사업법 개정과 관련해 “가맹점주들의 협의권과 교섭권을 보장해주는 것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를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로 보는 것”이라며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관계는 노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가맹점주들의 권리가 강화되면서 가맹본부의 정상적인 관리 행위조차도 가맹점에 대한 간섭이나 갑질로 제보돼 본부가 관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훈 일성코퍼레이션 대표는 “대량 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추기 위해 본부는 구매 자금 투입하는 등 애를 쓰는데 공급자는 가맹본부의 수익을 파악해 유리한 거래 조건으로 활용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필수품목 정보공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정보공개를 하려면 한국형 로열티 문화가 먼저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로열티 문화에 사전 조사해본 결과 로열티를 세금처럼 생각하는 점주들이 많다. 이러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맹본부들의 이 같은 가맹사업법 개정 요구에 대해 공정위는 가맹점주들과의 대화를 통해 갑질이란 말이 나온 이유부터 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선진국의 경우 계약법, 상법, 노동관계법 등이 모두 갖춰진 상태에서 가맹사업법이 만들어졌는데 우리는 그 전제가 없는 상태”라며 “이 때문에 우리는 가맹사업법에 상거래 관행이나 노동관계법 등을 모두 담아야 하는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양쪽의 욕을 모두 들을 각오를 하면서 상충하는 요구를 어느 수준에서 맞춰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본부가 점주들과 대화를 한 번 해보면 좋겠다. 균형점에 대한 고민 없이 본부의 의견만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상생협력을 위한 자정안이라면 그걸 만드는 과정에서도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 “특히 가맹점주들과 대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그것이 반영된 자정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프랜차이즈협회가 준비하고 있는 상생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국장은 “모든 제재를 법으로 하게 되면 획일적, 고착화 돼 업종 특성에 따른 유연성이 떨어진다”며 “내달 나오는 자정안에 자율 규제에 대한 부분이 담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맹본부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요구사항이 왜 나오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 국장은 “필수물품 지정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많은데 업계 사정을 잘 아는 본부가 필수물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을 자정안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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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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