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정현 "고딩 로맨스, 설렘 전달하려 했죠"
부수정 기자
입력 2017.09.17 10:03
수정 2017.09.18 09:05
입력 2017.09.17 10:03
수정 2017.09.18 09:05
KBS2 '학교 2017'서 현태운 역 맡아
"다양한 작품서 다채로운 모습 표현하고파"
KBS2 '학교 2017'서 현태운 역 맡아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모습 표현하고파"
"옆에 딱 붙어서 안 떨어질 거야!"
최근 종영한 KBS2 '학교 2017'에서 현태운(김정현)은 여자친구 라은호(김세정)에게 직진 사랑꾼이다. 물러서는 법 없이 감정 표현이 확실하다.
"그렇게 웃지 마. 떨려", "네 의견은 알겠고 참고는 절대 안 할 거야. 이제부터 나는 내 맘대로 쭉 할 테니까. 너도 네 맘대로 해", "난 일과 사랑 딱딱 구분하고 공과 사 확실하고, 그런 사람 아니야. 그런 거 엄청 희미해" 등 달달한 말도 뱉는다.
극 중 현태운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인물이면서 여자친구를 지켜 준다. 시청자들은 이 멋진 고등학생에 푹 빠졌다. 그간 '학교' 시리즈보다는 낮은 시청률(4%대)이었지만 '김정현'만은 발견했다는 평이 나왔다.
14일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김정현(27)은 사흘간 20여개가 넘는 매체과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그는 "흔하지 않은 기회"라며 "매번 다른 대답을 하려고 한다"고 미소 지었다.
최종회에서 라은호는 학교로 돌아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현태운(김정현)은 모든 비리를 자백한 아버지와 함께 시골 학교로 떠났다. 두 사람은 끝까지 함께였다.
김정현은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듯한 결말이라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김정현은 실제 나이보다 열 살이나 어린 고등학생 캐릭터를 맡았다.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된 그는 "오랜만에 교복을 입어서 특별하게 느낀 감정은 없다"며 "현태운을 연기했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역할을 연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오글거리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 "현태운이 어떤 환경에 있는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친구들·선생님과 어떻게 지내는지 고민하며 연기했어요. 제작진 덕분에 태운이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시청자들은 "김정현이라는 배우를 발견해서 기쁘다"고 입을 모은다. 환하게 웃은 김정현은 "제작진 분들이 그런 반응을 전달해 주셨다"고 쑥스러워했다.
네이버 영상 클립 댓글에는 "태운이 때문에 심쿵했다", "내 심장 없어졌다"는 평이 많았다. "태운이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맨스 대사는 오글거린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최대한 정확하게 감정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고등학생의 로맨스를 과하지 않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했다. 김정현은 "부담스럽게 찍으려고 하지 않았다"며 "은호와 태운이가 풋풋한 감정만으로 설렐 수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성인 로맨스에서 볼 수 없는 모습들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현은 극 중 노래와 춤도 선보였다. 연습할 시간도 없이 즉석에서 노래와 춤을 소화했단다.
태운이와 닮은 점을 묻자 '낯을 가리는 모습'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은호 역의 김세정에 대해선 "첫 연기인데도 잘 해냈다"며 "유연하게 잘 해서 깜짝 놀랐다. 밝은 모습과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면모들을 배웠다"고 했다.
'학교' 시리즈는 스타 등용문이다. 공유 배두나 조인성 김민희 임수정 등 톱스타들을 배출했다. 김정현은 "이 작품을 통해 무언가를 얘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렜다"며 "시청률과 스타 등용문엔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인 김정현은 초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했다. 학창시절엔 밝고 활발한 스타일이었다고. 친구들과 운동을 즐기고, 바다에 놀러 가기도 했단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 학원에 다닌 그는 2년 후 연기 선생님의 공연을 보고 감동받았다. 무대 위에서 감정을 전달하고, 그 순간을 공유하는 게 참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입학했다. 휴학 중인 그는 졸업까지 1년을 남겨 두고 있다.
남자 연예인들의 '숙제'인 군대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갔다. 데뷔작은 '초인'(2015)이다. "꿈이 절실한데 이루지 못해서 너무 힘들었던 순간 만난 작품이에요.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돈이 생겼는데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연기가 고팠던 거죠."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빛을 본 그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없었다고 했다.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다.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친구들도 많다. "전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친구들과는 서로 응원한답니다."
'초인'(2015)을 계기로 김정현은 '질투의 화신'(2016), '어느날'(2016),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2017), '빙구'(2017) 등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했다. "26년 동안 쉬었으니 이제 진짜 달려야죠. 연기가 정말 간절했거든요. 욕심도 있고."
마지막으로 그간 인터뷰에서 못다 한 말은 없을까 물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 아빠 감사해요. 소속사분들도 감사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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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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