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 생리대' 한쪽은 부작용 논란, 한쪽은 땡처리?

손현진 기자
입력 2017.08.22 16:57
수정 2017.08.23 08:44

릴리안 제품 부작용 논란 일파만파…식약처 성분조사 나서

명동 H&B숍들은 여전히 할인 행사…일부 소비자들 '분통'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이 확산된 21일 올리브영과 부츠 등 H&B숍에서는 제품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최근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하고 생리불순 등을 겪었다는 사례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부작용 논란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올리브영 등 H&B(헬스앤뷰티)숍에서 여전히 릴리안 제품을 파격 할인 판매하면서 소비자의 건강 보다 재고 털기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생리일수와 생리량이 줄고, 생리통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을 겪었다는 경험담이 공유되면서 '릴리안', '릴리안생리대' 등의 키워드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릴리안 생리대에 대한 성분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식약처는 이달 중 성분 조사와 함께 인체 유해성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유해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음에도 H&B숍들이 여전히 릴리안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 나섰다. 논란이 있는 제품인 만큼 할인 행사까지 하면서 판매에 열을 올리는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지금 올리브영에서 릴리안 생리대 1+1(원플러스원) 행사까지 하면서 판매하고 있다.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도 "오늘 올리브영 갔는데 릴리안이 여전히 떡하니 판매되고 있어서 참담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의 올리브영 명동본점에서는 실제로 릴리안 생리대가 1+1 행사로 판매되고 있었다. 인근의 부츠 명동점도 마찬가지였다. 올리브영 명동본점의 한 직원은 "오늘 릴리안 생리대 반품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따로 지침이 내려온 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22일 찾은 왓슨스 명동중앙점에서는 릴리안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왓슨스 명동중앙점 직원은 "내부적으로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지만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도 고객들이 반품을 많이 요구해서 자체적으로 매대에 깔지 않았다"며 "부작용 논란으로 식약처 조사 중에 있는 걸로 아는데 그 때문에 판매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동에 있는 또다른 왓슨스 지점에서는 릴리안 제품을 판매 중이었다.

릴리안 제품을 실제로 써본 소비자들은 제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H&B숍에서 '1+1' 혹은 '2+1'으로 진행된 할인 행사를 꼽는다.

과거 한 H&B숍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다는 한 소비자는 "릴리안은 항상 행사 상품이었고 사람들이 많이 사갔다. 1+1 행사할 때가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할인 행사 배경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시민단체가 발표한 10개 생리대 안전성 조사에서 인체에 해로운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방출 농도가 가장 높은 제품이 릴리안 제품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다.

깨끗한나라 측은 한국소비자원에 제품 안전성 테스트를 정식 요청한 상태다. 제품 안전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만큼, 전량 환불이나 리콜 등 소비자 피해 구제에 나설지는 식약처와 소비자원의 인체 유해성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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