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분 2골' 맨유 마샬, 무리뉴 선택 받나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7.08.22 00:28
수정 2017.08.22 00:29
입력 2017.08.22 00:28
수정 2017.08.22 00:29
지난 시즌 무리뉴 감독과 불화설..올 시즌 초 특급 조커 면모 과시
‘스폐셜 원’ 무리뉴 감독의 2년차 시즌은 믿고 보는 것이라 했다.
이제 막 개막 후 2경기 치렀을 뿐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상승세가 심상찮다. 지난 시즌 맨유는 ‘주포’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제외하면, 1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
2017-18시즌은 다르다. 맨유는 치차리토와 조 하트를 영입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웨스트햄과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4-0 대승을 거뒀고, 스완지 시티 원정에서도 4골을 뽑아내며 완승했다.
새로운 소속팀 적응이 필요 없는 듯 보이는 로멜루 루카쿠가 2경기에서 3골을 폭발시켰고, 폴 포그바도 연속골을 터뜨렸다. 헨리크 미키타리안과 후안 마타, 마커스 래쉬포드 등 2선 공격진에 위치한 선수들도 명가 재건을 향한 맨유의 발걸음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직 리그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는 못했지만, 눈부신 활약상을 남긴 선수도 있다. 지난 2015년 여름, 3600만 유로(한화 약 650억 원)에 맨유 유니폼을 입은 앤서니 마샬(22)이다.
마샬은 일찍이 ‘제2의 앙리’로 불리며, 빅클럽의 눈길을 사로잡은 특급 재능이다. EPL 데뷔전도 화려했다. 맨유의 최대 라이벌인 리버풀과 레드더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존재를 만천하에 알렸다. 예리한 볼 터치와 남다른 스피드, 흠잡을 데 없는 결정력을 뽐내며 맨유의 레전드가 될 재목으로 불렸다.
마샬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물론 2선 전 지역에 나설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앞세워 데뷔 시즌부터 맨유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리그 31경기(선발 29)에 나서 11골을 뽑아내며 두 자릿수 득점 달성에 성공했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골을 폭발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샬의 앞길은 창창할 것만 같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그를 영입한 루이스 판할이 떠나가고, 무리뉴가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무리뉴는 마샬의 재능은 인정했지만, 그의 능력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훈련 태도에도 불만을 드러내면서, 무리뉴와 마샬은 불화설이 돌기도 했다.
마샬의 2년 차 시즌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리그 25경기(선발 18)에 나서 4골 6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우승을 차지한 UEFA 유로파리그에도 10경기(선발 4)에서 1골을 뽑아내는 데 머물렀다. 이브라히모비치와 스트라이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10대 소년 래쉬포드에게도 밀렸다.
2017-18시즌을 앞두고 이적설이 돌았다. 인터밀란의 윙어 이반 페리시치를 원하는 무리뉴 감독이 마샬을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았다는 소문이 돌았고,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널 등이 그의 영입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무리뉴는 마샬의 손을 놓지 않았고, 마샬도 경쟁을 받아들이며 새 시즌을 착실하게 준비했다.
마샬은 2017-18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특급 조커로 맹활약하며, 무리뉴 감독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했다.
마샬은 새 시즌 출전 시간이 26분에 불과하지만, 2골 1도움이란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개막전이었던 웨스트햄과 홈경기에는 후반 35분에 모습을 드러내며, 1골 1도움을 올렸다. 완벽한 퍼스트 터치와 순간 스피드, 결정력이 돋보인 득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두 번째 경기였던 스완지 시티 원정도 마찬가지였다. 마샬은 선발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그라운드에 들어선 지 10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역습을 주도했고, 수비수를 제쳐내는 간결한 드리블과 침착한 마무리로 스완지의 골망을 흔들었다.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터진 득점이라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샬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이날 맨유는 마샬 투입 직전까지 답답했다. 에릭 바이의 선제골로 경기는 앞서나갔지만, 루카쿠와 포그바 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추가골을 넣는 데 애를 먹었다.
무리뉴 감독은 마샬을 투입해(후반 30분) 추가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마샬은 무리뉴의 믿음에 확실하게 보답했다. 마샬의 빠른 발과 드리블이 스완지 진영을 뒤흔들기 시작했고, 루카쿠와 포그바가 잇달아 슈팅 기회를 잡았다. 개막전에 비해 둔했던 공격 속도가 빨라졌고, 터질 것 같지 않던 추가골이 3골이나 나왔다. 마샬 투입이 가져온 엄청난 효과였다.
당장은 선발로 올라서지 못할 수도 있다. 새 시즌 개막 후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고, 래쉬포드와 마타, 미키타리안 등이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루카쿠가 벤치로 밀려날 가능성도 0에 수렴한다. 그러나 마샬이 특급 조커로서의 면모를 이어간다면, 그가 선발로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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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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