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타선' 류현진, 그래도 다행인 것은

김평호 기자
입력 2017.08.20 08:29
수정 2017.08.20 21:32

팀 내 선발진 중 가장 저조한 득점 지원

마운드에서 내려가면 불붙는 타선과 엇박자

타선과 유독 궁합이 맞지 않는 류현진. ⓒ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다저스)이 또 야속한 타선 지원에 고개를 숙였다. 이쯤 되면 정말 굿이라고 해야 될 판국이다.

류현진은 20일 오전 5시 5분(한국시각)에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로 나서 5이닝 3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 4볼넷을 기록했다.

5회까지 투구수는 89개였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6회 말부터 류현진을 내리고 불펜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을 올렸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은 6회까지 단 2안타에 그치면서 또 다시 승리를 지원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유독 불운한 투수다. 이날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3.45까지 끌어내렸지만 4승 6패를 기록하며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팀 내 선발진 중 평균자책점 3위 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다저스 타선은 유독 침묵하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류현진의 득점 지원은 4.28점으로 팀 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경쟁자인 마에다(5.1이닝 4실점), 힐(5이닝 3실점)은 부진한 투구에도 승리를 챙기는데 류현진은 패전을 면하는 것이 다행일 정도로 타선의 지원을 좀처럼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 아쉬운 점은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다저스 타선이 발동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날도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 7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 1점씩 뽑아내며 3-0 승리를 따냈다.

지난 13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선 5이닝 동안 1득점을 지원했지만 이후 대거 5득점을 뽑아내기도 했다.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지난 7월 31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도 무득점으로 침묵하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득점을 올렸다.

다행인 점은 류현진 선발 등판일에 다저스가 승을 챙긴다는 것이다. 비록 승리를 가져가지는 못하지만 류현진은 최소 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버텨주면서 팀에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최소 자신의 몫 그 이상은 해내고 있는 셈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