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처럼’ 이승우, 바르셀로나 고집 안 해도 된다
김평호 기자
입력 2017.06.25 08:45
수정 2017.06.25 08:46
입력 2017.06.25 08:45
수정 2017.06.25 08:46
바르셀로나 떠나 타 리그 이적 가능성 높아
유스 시절 보낸 뒤 다시 돌아온 피케 사례 참고해야
바르셀로나를 사실상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코리안 메시’ 이승우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희망인 이승우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르셀로나B팀(2군) 승격 실패와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도르트문트의 관심이 맞물리면서 이승우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발단은 독일 언론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언론 빌트는 “도르트문트가 ‘아시아의 보석’ 이승우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적설에 불을 지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가능성 있는 유망주에 대한 단순한 관심에 그치는 수준일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이틀 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가 “바르셀로나는 이승우에게 승격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하면서 타 리그 이적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어 23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이승우의 에이전트 페레 과르디올라는 도르트문트가 바르셀로나에 이승우 영입에 대한 문의를 했다”고 전하면서 이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추세다.
이는 이승우가 처한 냉정한 현실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B에서는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에 따라 2명의 비유럽 선수만 뛸 수 있다. 이미 바르셀로나B에는 한국인 동료 백승호를 비롯해 마를론 산토스, 에세키엘 바시, 윌프리드 캅툼 등 내로라하는 기량을 갖춘 비유럽 선수 자원이 즐비하다. 출전 제한 규정 속에 비유럽 선수가 바르셀로나에서 계속 생존해 나가기가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막을 내린 U-20 월드컵 직후 바르셀로나 성인팀 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던 이승우로서는 결국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절망해 할 필요는 없다. 유럽리그에는 바르셀로나 외에도 명문 구단들이 수두룩하고, 또한 기량을 검증 받은 뒤 1군으로 다시 돌아오는 방법도 있다.
실제 유소년 시절 자리를 잡지 못한 바르셀로나 유스들이 향후에 다시 돌아와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바르셀로나의 주축 수비수인 헤라르드 피케가 대표적이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을 거친 피케는 성인팀 데뷔가 어려워지자 2004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팀을 옮겨 활약했다. 이후 기량을 인정받은 피케는 2008년부터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핵심 자원으로 활약 중이다.
여기에 역시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아스날을 거쳐 바르셀로나 1군에서 활약했던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이승우가 충분히 참고할 만한 성장과정이다.
당장 이승우에게 시급한 것은 바르셀로나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이 아닌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다. 명예는 실속부터 찾은 뒤에 쟁취해 나가도 늦지 않다. 또한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것만이 축구 선수로서의 성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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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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