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취임 일성에 재계 '기대 반 우려 반'
박영국·이광영 기자
입력 2017.06.14 17:53
수정 2017.06.14 18:00
입력 2017.06.14 17:53
수정 2017.06.14 18:00
"국가경제 전반 큰 그림 염두에 둔 정책입안 기대"
"4대재벌 개혁 의지 강해 긴장 못 풀어"
재벌개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 일성에 재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4일 취임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대통령과 수석들에게 재벌개혁은 검찰개혁처럼 빠른 속도로 할 수 없다고 당부의 말씀을 드렸다”면서 “재벌개혁은 정교한 실태조사를 기초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서두르지 않고 예측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민단체 차원에서 했던 정책제안을 이 신분에서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면 공정위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 복수의 안을 준비하면서 여야의원들과 협의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동안 ‘재벌 저격수’로 불리던 김 위원장 취임에 바짝 긴장하던 재계는 이같은 태도에 안도를 표하고 있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어차피 김 위원장 임명은 어떤 절차를 거치건 예견된 것이었고, 관건은 김 위원장이 시민단체에 몸담던 시절의 스탠스를 유지할 것인지, 바꿀 것인지였다”면서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공직자로서의 좀 더 합리적인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도 “새 정부에서 누가 공정거래위원장 직에 오더라도 재벌개혁은 예고된 수순이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취임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정책 기조에 맞춰가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계와 기업의 운영 논리를 잘 아는 김 위원장이 기업을 죽게 만들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시장 질서를 존중하는 선에서 규제 강화 및 재벌 개혁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총괄전무는 “오랜 기간 공정경쟁 연구에 매진해온 학자인 만큼 정책 전문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김 위원장의 취임을 환영했다.
이어 “앞으로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 환경 조성에 힘써주길 바란다”며 “주요 경제부처의 수장이 된 만큼 기업 등 다양한 경제주체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국가경제 전반에 대한 큰 그림을 염두에 둔 정책입안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4대 재벌 개혁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해당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4대그룹 한 관계자는 “당장 법을 개정하기보단 현행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선이라고는 하지만, 법이라는 게 해석하고 집행하는 주체에 따라 적용 범위가 넓어지기도 하고 강도가 세 지기도 하기 때문에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는 합리적인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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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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