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이규혁 "영재센터 배후에 최순실 있는지 몰랐다"
한성안 기자
입력 2017.05.18 21:46
수정 2017.05.18 21:48
입력 2017.05.18 21:46
수정 2017.05.18 21:48
스포츠계의 최순실 인식 어떤지 알 수 있는 증언
"특검 2차 독대 당시 지원 합의 이뤄져"...삼성측 "김종 차관이 깊게 관여해 진행"
삼성과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규혁 전 한국동계스포츠 영제센터 전무이사가 최순실의 영향력을 국정농단 사건 발생 이후에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는 그동안 스포츠계에 최씨의 영향력이 알려져 삼성이 이를 인지하고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영재센터를 지원한 것이라는 특검의 주장에 상반되는 증언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제 1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규혁 전 센터 전무이사는 "저 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서도 장시호와 인간관계가 많은데 장시호의 가족관계 아는 사람 있느냐고 물어봤을 때 대부분 모른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장시호씨와 중학교 때부터 인연을 쌓아온 이 전 전무이사는 "당시 최순실의 영향력을 전혀 알지 못했고 메스컴을 통해서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변에서도 영제스포츠 센터가 열심히 하니까 (삼성의)후원 받는다고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전 국가대표 승마팀 감독) 역시 "최 씨를 정유라 선수의 어머니로만 알고 있었을 뿐, 최씨의 (비선실세)배경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국정농단 사건 보도 이후 알게 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특검은 영재센터지원과 관련한 공소사실에 대해 지난 2015년 7월 25일 독대 당시 삼성이 경영권 승계에 대한 합의로 영재센터 지원을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그 이후 과정이 뇌물공여합의의 이행과정이라고 지적해 왔다.
이에 변호인단은 "증인 이규혁은 중학교 때부터 장시호와 알았고 김종 전 문체부 장관까지 직접 만났지만, 그런 증인조차 장시호가 최순실 조카라는 사실과 영재센터 배후에 최순실이 있다는 사실, 심지어 최순실 이름조차 몰랐다고 증언했다"며 "이는 스포츠계에서 최순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시사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증인은 2015년 당시 세 차례 김종 전 문체부 장관을 만나오면서 김종 차관으로부터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고 증언하며 그간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이 박 대통령의 2차 독대에서 합의됐다는 주장을 무마시켰다.
그동안 특검은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이 최순실의 영향력을 인지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로 이뤄졌다며 그 과정 속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고 갔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이 이뤄지기 전부터 김종 전 차관과 장시호가 영재센터 운영 전반에 깊게 관여해 왔고, 김 전 차관이 제일기획에 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한 후 삼성전자에 업무협조를 요청하면서 영재센터 후원금이 진행된 것이라고 과정을 설명해 왔다.
이날 변호인단은 "김종이 영재센터 설립 이전부터 아이디어 평가하고 보고받고 업데이트를 챙기며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담당 문체부 실무자를 소개시켜주며 굉장히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증인 진술을 통해 알 수 있다"며 "삼성의 후원이 이뤄지기 전인 8월, 김재열 회장을 만날 당시 BH(청와대)의 관심 사안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영재센터 지원 요구해 삼성 1차 후원이 이뤄졌다는 피고인들의 주장과 매우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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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안 기자
(hsa08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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