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조광화의 '미친키스' 또 한명의 장정 어떨까

이한철 기자
입력 2017.04.06 16:11
수정 2017.04.06 16:12

20주년 맞아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

현대인 고독·외로움 담담하게 담아

연극 '미친키스'가 11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 프로스랩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을 담담하지만 섬세하게 그려내 대중과 평단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연극 '미친키스'가 오는 11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

1998년 초연의 막을 올린 '미친키스'는 조광화 연출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 중 하나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그 때문에 관계에 집착하는,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허무함과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가장 순수한 영아기 아이들이 누군가와 '접촉'을 통해 교감을 나누는 것처럼 '미친키스'의 인물들이 감정을 교류하고 관계하는데 '접촉'은 가장 중요한 의미로 작용한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미친키스'에서의 접촉은 인물들로 하여금 불안감의 존재로서 개인의 파멸까지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연극은 여러 마디의 말보다 하나의 몸짓이 인간 내면의 순수한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결정체일 수 있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인물들의 내밀한 심리를 그려내기 위해 몸짓과 안무를 적절히 이용한다.

또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허무함과 고독함이라는 심리를 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배우들은 연기하는 내내 맨발로 열연을 펼치는데, 이는 맨발로 민감하게 감각을 느끼고 접촉에 대한 예민함을 키우기 위해 전작 '남자충동'부터 이어져 온 조광화 연출의 극적 장치다.

이밖에도 전작 '남자충동'에서는 굵고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가 '장정'의 남성성에 대한 허상과 그의 파멸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해주었다면, 이번 '미친키스'에서는 아코디언의 쓸쓸한 소리가 인물들의 외로움과 집착을 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이바지한다.

​조광화 연출은 "'미친키스'는 스토리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그 안에 존재하는 불안감에 대해 그려내듯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아코디언의 춤곡 같은 경쾌하면서도 듣고 있자면 쓸쓸함에 몸서리치게 하는 선율은 인물들의 희로애락과 극의 드라마를 더욱 부각시켜 몰입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친키스'는 오는 11일부터 5월 21일까지 약 한 달 간 대학로 TOM극장 1관에서 공연되며 2차 티켓오픈은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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