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한 주' 맞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 따른 행보는

문현구 기자
입력 2017.03.06 06:30
수정 2017.03.06 07:08

탄핵 기각·각하시 대통령 직무 복귀, '국론분열' 수습

탄핵 인용시 자연인 신분으로 '법적 다툼' 나서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8일 오전 10시 30분 국회를 전격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며 자신의 하야를 요구하는 손피켓을 든 야당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 속에 박근혜 대통령의 앞길이 어떻게 정해질지 주목받고 있다.

탄핵심판에서 '인용'의 결과가 나올지 아니면 '기각·각하'가 될지 여부에 따라 대통령직 복귀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탄핵 기각·각하시…대통령 직무 복귀, '국론분열' 매듭 필요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거나 각하하면 박 대통령은 바로 대통령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3개월 여만에 국정 수행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현안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은 바로 국정을 챙기는 행보를 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

특히 외교안보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핵 위협을 비롯해 김정남 피살 사건 등으로 야기되는 '대북 문제'는 물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 등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의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탄핵정국'이 발생한 데 따른 책임에 대해서 '대국민 사과' 또는 이에 상응하는 해명의 자리를 가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최근 몇개월 동안 '국론 분열' 상황으로까지 비칠 수 있는 상황들이 발생한 데 대해서 시급히 매듭지어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아울러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대선 전 개헌'과 같은 정치 현안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탄핵 인용시…자연인 신분으로 '법적 다툼' 나서게 돼

반대로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은 불소추특권이 없는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 '법적 다툼'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인용 결정은 박 대통령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중대하게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를 헌재가 받아들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있고, 검찰도 특별수사본부를 재구성해 관련 수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을 상대로 강제 조사를 벌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제19차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무엇보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이 사라지는 상황을 맞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 방식과 강도에 있어서도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을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박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을 비롯해 모두 11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갔을 때의 박 대통령은 변호인단과 함께 결백을 입증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다만,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바로 '조기 대선'에 돌입하기 때문에 공정 선거 등을 이유로 내세워 정치권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대선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달 27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불허하면서 "헌재 결정에 따라 대통령 선거가 조기에 행해질 수도 있고, 그럴 경우 특검 수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권 우려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 수사도 같은 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탄핵 인용' 결과가 나올 경우 서울 삼성동 사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탄핵 정국'의 마지막 단추가 어떻게 꿰어질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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