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vs남경필 '신경전'…"치열해야 산다"
이충재 기자
입력 2017.02.23 17:12
수정 2017.02.23 17:36
입력 2017.02.23 17:12
수정 2017.02.23 17:36
'보수단일화' '경선룰' '모병제' 두고 치열한 공방
'때리는' 남 '피하는' 유…지지율 반등전략 분석도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신경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경선룰과 보수후보 단일화, 모병제 등 사안을 두고 서로 대립하는 형세다.
적극적인 공세를 펴는 쪽은 남 지사다. 남 지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유승민 의원을 위한 충고'라는 글에서 유 의원의 보수 후보 단일화 주장에 대해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해당행위"라며 "차라리 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힐난했다.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전'이 예상됐으나 유 의원이 회의에 불참하며 공방이 이뤄지지 않았다. 유 의원은 남 지사의 공격을 외면하는 이른바 '무대응'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에 남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탄핵 인용 후 민심의 태풍에 맞서서 대항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우리는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지사에겐 유 의원의 '보수후보 단일화론'이 민심에 대항하는 방향이다.
'뜨지 않는' 바른정당…"더 치열해야 뜬다"
남 지사가 유 의원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지지부진한 정당의 입지다. 남 지사는 최근 기자와 만나 "치열한 경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후보 간 공세의 수위를 높임으로써 여론의 이목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다. 남 지사는 "더 치열해져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남 지사 입장에선 보수진영 내 견제 대상이 유 의원 외에 마땅치 않다. 역대 대선에선 경선이 치열해질수록 본선 경쟁력이 강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바른정당 한 관계자는 "후보들끼리 공방도 벌이고 시끄러워야 하는데, 손발이 안 맞는건지 뭔가 꼬여도 한참 꼬였다"고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방을 두고 "우린 더 쎄게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유 의원이 맞대응으로 '화답'하지 않고 있는 만큼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 의원은 이날도 기자들의 질문에 "(남 지사는) 할 말이 그것밖에 없나"라며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으론 남 지사와 체급이 안 맞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눈치다.
한편 유 의원은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나 대구공항 통합 이전과 예산 문제를 논의했고, 남 지사는 일산 킨텍스에서 주민제안 공모사업 블록체인심사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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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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