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8세 선거권” 주장에 학부모들 “아직 토양조성 안 돼”
이선민 기자
입력 2017.01.12 17:27
수정 2017.01.12 17:30
입력 2017.01.12 17:27
수정 2017.01.12 17:30
조희연 교육감 “학생은 피교육자이면서 정치적 기본권 향유자”
조희연 교육감 “학생은 피교육자이면서 정치적 기본권 향유자”
12일 오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성명을 통해 “현행 만 19세 선거권은 만 18세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조 교육감은 이번 광화문 촛불 집회를 언급하며 “탄핵 과정에서 우리 청소년이 보여준 높은 민주시민의식과 높은 정치적 판단력, 질서의식은 이미 시민으로서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이미 민주주의와 선거를 충분히 다루고 있어 선거연령 만 18세 부여는 교육적으로도 중요하다”며 “학생을 ‘교복입은 유권자’로 보는 시각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전학연)의 이희범 사무총장은 “정치가 사회를 견인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가 사회를 혼돈하게 하고 있다. 정치적 성숙도가 아주 낙후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18세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토양부터 조성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18세가 아니라 17세에게도 투표권을 줄 수 있다. 우리 학생들은 모두 똑똑하다”며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감부터 교사, 정치권까지 헌법이 명시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강력하게 지킬 것이라는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무총장은 “헌법이 명시하는 교육의 정치중립이 학내에서 전혀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준다면 학교는 말 그대로 정치투쟁장이 될 것”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정치적으로 깨끗한 흰 도화지와 같다. 그들이 직접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끔 누구도 색칠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그런데 정치적으로 힘을 쓰는 이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자신의 색을 칠할 때, 특정 이념과 조직으로 만들어진 이들이 학내 정치행위를 시작했을 때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성명서에서 “OECD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고 모두 만 18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역사에서 학생들, 특히 고교생들은 식민지 시대 독립운동 과정과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등의 정치적 격변기에 당당한 역사적 주체로서 참여하여 왔다. 2016년 11월 이후 민주주의 광장의 일원으로도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사실은 우리 고교생이 민주시민으로서 충분하게 성숙하였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둘째로 교육적인 의미를 언급했다. 그는 “현행 교육부 고시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할 때, 만 18세 선거권 부여는 교육과 삶을 통합하는 교육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국가 교육과정에서 고시한 내용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라도 만 18세 선거권 부여는 교육적으로도 정당하며 학교 교육 과정과도 부합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반대로 (만 18세 선거권 부여 관련 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무산되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당은 정치적 유․불리에 대한 눈앞의 계산을 떠나 전향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조 교육감은 학생을 ‘교복 입은 유권자’로 봐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일각에서 고등학교 학생을 ‘정치화’시킨다고 하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하나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교과서에서 배우는 선거, 민주주의 등을 편향되지 않고 현장성 있게 토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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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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