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남경필·오세훈·김문수 대선주자 사퇴하라"
문대현 기자
입력 2016.11.15 13:46
수정 2016.11.15 13:53
입력 2016.11.15 13:46
수정 2016.11.15 13:53
이 대표, 3선 의원 초청 간담회 열려 했지만 1명만 참석해 불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자신을 향해 '사퇴 요구'를 하는 비박계 대선 주자들을 향해 "오늘부로 대선주자에서 사퇴하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4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명색이 대선주자라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모여 이정현 물러나라 하고 앉아 있는 게 정상인가. 자기들이나 똑바로 하라고 해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그 분들 지지율 합해도 10%도 안 된다. 대권 여론조사 10% 넘기 전에는 어디서 대권주자라는 말도 꺼내지 말고 대권주자에서 사퇴하라고 해라"며 "대권주자라는 타이틀을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향유하고 즐기고, 그러기 위해서 대권주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난국에 국민들을 설득해 지지를 받아내는 것이 본인의 의무이고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하면 물러나라는 말은 이제 막 옹알이를 시작한 젖먹이도 할 수 있는 얘기다. 비전이 뭔지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대선주자만 팔아서 신문에 한 줄 나는 것으로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기회만 생기면 물러나라? 도지사로 뽑아준 당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해서 뽑은 당대표를 무슨 자격으로 사퇴하라고 공동발표하나"라며 "자신들의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런 식으로 새누리당에 먹칠하지 마라. 그런 방식으로는 절대 큰 인물이 될 수 없다. 어디서 모여 앉아서 할 짓 없이 이정현이하고 맞짱뜨자, 싸우자, 단체로 그러면 되겠나"라며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자리를 쉽게 던지고 박원순 시장에게 넘어가서 새누리당과 보수가 어떤 처지가 됐나. 그게 바로 그렇게 해선 안된다는 것의 본"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해선 "충분한 정치경륜이 있고 굉장히 공부가 많이 되어 있으므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에 그치고 있는 데 대해 "대선주자와 대통령 지지율은 다르다"며 "그 분들은 꾸준하게 그런(낮은) 상태이고 대통령 지지율은 사안이 터져서 그렇지 노력에 따라 회복될 수 있는 지지율"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사퇴를 미루는 데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영향도 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그렇게 말한 사람은 산수, 정치감각, 정치력이 제로인 사람이다. 총장직을 마치고 정리하고 귀국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겠나"라며 "대통령 하기 위해선 당대표를 해야 하나? 앞뒤를 보지 않고 무조건 의심만 하고 그런 식으로 해선 큰 정치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한 라디오 프로에서 이 대표가 사퇴를 미루는 데는 "12월 31일날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을 업고 다시 한 번 소위 말하는 지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친박 세력이 다시 한 번 전당대회를 노려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표의 기자간담회에 자리에 취재진과 함께 있던 이 전 비대위원은 이 대표의 답변을 듣고 심드렁한 자세를 취하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3선 간담회 대신 진행된 당협위원장 대화 자리, 버틴 이정현
한편 이날 당초 예정됐던 이 대표와 3선 의원 간담회는 안상수 의원 단 1명만이 참석하며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대표는 3선 의원들을 만나 자신에 대한 퇴진 요구를 거두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조기 전당대회 결정 배경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비박계 3선 권성동 의원은 같은 시각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당 지도부를 지도부로 인정하지 않기로 선언한 마당에 당 대표가 주최하는 간담회에 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해 안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는 와중에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당사를 찾았고 이 대표는 이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여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김상민 전 의원과 이 전 비대위원 등이 참석해 이 대표의 사퇴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의 미래인 여러분들의 바람과 열정, 당을 향한 충정은 이해를 한다"면서도 "평상시 대로라면 당 대표 임기 2년을 채우겠지만 여러분들의 이런 요구가 있고 이에 공감하기에 1년 8개월의 임기를 반납하고 내년 초 사퇴하기로 했다. 내년엔 대선이 있고 개헌 등 중대한 문제가 많은데 이에 대한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간을 두려고 하는 것이다. 나의 무슨 욕심이나 꼼수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말 함부로 하는 것 아니다. 그런 사심은 없다"고 즉각 사퇴는 없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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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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