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강? 최강희호 보다 심각한 슈틸리케호

이준목 기자
입력 2016.10.13 09:46 수정 2016.10.13 09:49

이란 원정 징크스 깨지 못하고 최종예선 위기 직면

고전했던 최강희호보다 사정 좋지 않아...탈락 우려

케이로스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을 홈과 원정에서 모두 꺾으며 탈락 위기에 몰아넣었다. ⓒ 연합뉴스

'아시아 최강'을 자부했던 한국축구가 이란에 지면서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길이 험난해졌다. 최종예선 일정의 절반도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월드컵 본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최종예선 4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한 한국은 2승1무1패(승점7), 이란(승점10), 우즈베키스탄(승점9)에 이어 A조 3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이란과의 상대 전적에서 9승7무13패로 열세가 더 짙어졌다. 특히, 이란 홈 테헤란 원정에서는 무려 42년 동안이나 승리의 맛을 보지 못했다. 최근 2무5패.

한국축구와는 유독 악연이었던 이란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기에 더 굴욕적인 패배다. 포르투갈 출신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이란과 상대전적에서는 대등했지만, 최근에는 4연패다. 4경기 중 3경기가 바로 테헤란 원정이었고 한국은 이란에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모두 0-1로 패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을 홈과 원정에서 모두 꺾으며 탈락 위기에 몰아넣었다. 2013년 홈에서는 승리 후 최강희 감독에게 ‘주먹감자’를 날려 물의를 일으켰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한국은 테헤란에서 두 번 연속으로 패했다.

케이로스에게 또 당한 한국 축구는 조 3위로 밀려나며 또 위기에 몰렸다. 2위 우즈베키스탄과 2점차로 벌어져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직행 티켓을 장담할 수 없다. 슈틸리케호가 최종예선에 접어들어 무기력한 데다 11월 홈에서 붙을 우즈벡 전력 또한 만만치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최강희 감독이 이끌었던 4년 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4차전까지 치른 상황에서 2승1무1패에 그쳤다. 하지만 당시 최강희호는 이란과 같은 승점으로 조별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초반 2경기에서 카타르와 레바논을 대파하며 골득실에서 앞섰다.

홈경기도 많이 남아서 유리한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최강희호는 초반 다득점으로 인한 골득실의 여유, 홈에서는 이란을 제외하고 모든 상대를 잡아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은 최종예선 후반부로 갈수록 원정경기가 더 많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현재 슈틸리케호의 상황은 후반기로 갈수록 졸전으로 질타 받았던 최강희호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당시에는 경쟁자였던 이란이 초반에 부진하면서 절대강자 없는 혼전 양상을 띠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란이 초반부터 치고나가면서 독주 체제를 구축, 한국은 현실적으로 조 2위를 노려야하는 흐름이 됐다. 골득실도 +1에 불과하며 원정 2경기에서는 한 골도 없다.

더구나 한국은 최종예선 후반부로 갈수록 원정경기가 더 많다.

2017년 치러질 5경기 중 3경기가 원정이다. 최강희호 시절 막판 4경기 중 3경기가 홈에서 치러진 것과는 정반대다. 특히, 남은 홈경기 중 시리아를 제외하면 상대가 이란, 우즈벡이다. 홈이라고 해서 한국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당장 다음달 15일 우즈벡과의 홈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슈틸리케호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이준목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