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파격' 선발 패착...부랴부랴 만회 급급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10.13 00:09
수정 2016.10.13 08:50
입력 2016.10.13 00:09
수정 2016.10.13 08:50
파격에 가까운 명단에도 같은 결과...무기력한 수비 여전
한국축구에 이란의 테헤란 장벽은 여전히 높고 높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각)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0-1로 무릎 꿇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이란전 4연패에 빠졌고, 42년 동안 이어져온 아자디 원정 악몽을 끊지 못했다.
한국은 경기 전 기자회견 등 그라운드 바깥으로 이란과 첨예한 신경전을 펼치며 필승을 다짐했지만 돌아온 것은 초라한 완패였다. 그리고 이 모든 화살은 당연히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다.
단순히 무기력한 정도를 넘어선 굴욕적인 패배다. 90분 내내 시도한 슈팅은 고작 3개, 그 중 유효슈팅은 없었다.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워크는 이란 압박에 휘둘리며 갈피를 잃었고, 문전 진입 시도도 수비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파격’에 가까운 선발 명단을 들고 나왔지만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교체를 강행하며 부랴부랴 만회를 노렸다.
오랜만에 대표팀 최전방에 나선 지동원은 이란 밀집수비 숲에 둘러싸여 무기력하게 고립됐다. 1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김보경도, 포백 앞에서 상대 공격 저지에 힘써야 했던 한국영도 좀처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결국 후반에 교체 아웃됐다.
최근 슈틸리케호의 최대 아킬레스로 지적되는 수비력은 이날도 큰 이변 없이 대표팀 발목을 잡았다. 수비 밀집과 압박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한 이란 공격진에 고전했고, 이란은 지속적으로 슈팅으로까지 마무리하며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국영을 빼고 홍철을 투입해 기존 오른쪽 측면 수비수였던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리는 등 전체 수비진에 변화를 시도했다. 물론 효과는 전혀 없었다.
이란 역습을 의식해 공격적인 홍철 대신 오재석을 선발로 선택한 것도 완벽한 패착으로 돌아갔다. 오재석은 아즈문의 결승골 장면에서 좌측 공간을 완전히 내주며 실점의 직접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불안한 수비는 물론 빈약하기 짝이 없는 공격 작업과 이해할 수 없는 선발 구상 및 용병술까지, 현재 대표팀에 드리운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조 3위로 떨어지는 슈틸리케호는 이제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 여부를 진지하게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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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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