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영화 '1000만' 가나…괴물급 '부산행'
이한철 기자
입력 2016.07.18 08:50
수정 2016.07.18 19:48
입력 2016.07.18 08:50
수정 2016.07.18 19:48
감동·공포·메시지, 전 세대 아우르는 흡입력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 흥행 자신감 ↑
1000만 명 돌파는 무난하다.
영화계 안팎에선 벌써부터 '부산행'의 흥행 스코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적어도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부산행'가 올여름 극장가에서 돌풍의 핵이 될 거란 것만큼은 그 누구도 고개를 가로젓지 않는다.
실제로 '부산행'은 마니아층을 위한 장르 영화 속 캐릭터로만 치부됐던 좀비들을 대중들 속으로 파고들게 할 '괴물급' 블록버스터로 손색이 없었다. 이 작품이 좀비를 소재로 한 한국형 대중영화로서 최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전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부산행 KTX 열차에 탑승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한국에 앞서 칸 국제영화제서 먼저 공개돼 뜨거운 반응을 얻어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우선 '부산행'은 지금까지 한국형 블록버스터에선 볼 수 없었던 가장 개성 강한 작품이다. 감염자라는 특수한 설정부터 시속 300km이상으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 펼쳐지는 멋진 액션 시퀀스,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에 감독의 디테일한 설정은 한 시도 눈 뗄 틈을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스펙터클한 재미를 갖춘 점이 여름 블록버스터로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스크린을 압도하는 군중씬부터 추격씬, 감염자들과 비감염자들의 액션씬까지 숨 막히는 스릴은 관객들에게 쾌감을 전달한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과 예상치 못한 변수들, 그리고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좀비들의 모습은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했다. 극한의 상황 속 부녀로 등장하는 공유와 김수안, 부부로 등장하는 정유미와 마동석, 고등학교 친구로 등장하는 최우식과 안소희의 케미가 흥미진진하다.
특히 대통령 등 고위관료 등이 영웅으로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와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은 철저히 우리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각자 개성에 맞는 역할을 분담하며 좀비와 사투를 벌인다.
또 각 인물들이 갖고 있는 사연들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며 잔잔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장면들도 있지만 절제된 연출력으로 이를 차단한다.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 '사이비' 등으로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장르에서 비주얼 마스터이자 힘 있는 스토리텔러로서 자신의 개성을 구축해왔다. 이번 작품은 그의 첫 실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상업영화보다 더욱 개성 있는 연출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특히 스토리의 쫀쫀함과 영화 속 사회적인 메시지가 어우러져 대중과 평단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 부산으로 달려갈수록 클라이맥스로 이르는 몰입감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비교해도 뒤질 것이 없다.
한국형 재난블록버스터들이 그동안 만듦새에 면에서 평단을 만족 시키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던 것과 달리 '부산행'에는 평단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어 관객들의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스크린X 상영관에서 동시 개봉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한층 넓어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스크린X 상영관이 '부산행'을 통해 극장가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개봉 전부터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부산행'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